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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들의 사생활 - 부모가 놓치고 있는 사춘기 자녀의 비밀
데이비드 월시 지음, 곽윤정 옮김 / 시공사 / 2011년 11월
평점 :
줄타기2
-선생노릇12
허공을 가로지르는 줄 위,
저 편까지 가야 한다.
이 쪽으로,
저 쪽으로 치우쳐도
떨어져 버리는 상황
어느 한 쪽으로 기울려는
마음을 다잡아
오직 앞만을 보고
발을 딛는다.
날 바라보는 마음도
내가 바라보는 마음도
모두 잊고
오직 평심(平心)으로
나아가야 한다.
저 쪽에 도달할 때까지
다음 줄을 탈 때까지……
10대들과 함께 살아가는 일은 줄타기를 하는 일과 같다. 매 순간이 위태위태하다. 발을 줄에서 떼면 안 되지만, 그렇다고 언제까지 줄에 매달려 있을 수도 없다. 저 편까지 건너가야 한다.
10대들도 마찬가지다. 10대들은 줄의 이 쪽 지점에서 저 쪽 지점으로 건너가고 있는 중이다. 그런 10대들을 지켜보는 어른도 줄타기를 하고 있지만, 마찬가지로 10대들도 줄타기를 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어른과 10대들 모두 같은 사람이지만, 서로 다르다고 느낀다. 이들은 같이 줄을 타고 있으면서도 줄을 탄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왜 저럴까라는 생각만을 한다.
특히 어른들의 입장에서 보면 10들의 줄타기는 안전망도 없는 상태에서 줄을 타는 것과 같다. 서툰 사람이 안전망도 없는 줄 위에 올라 호기있게 이쯤이야 하는 모습, 그렇게 10대들을 바라본다. 하지 않아도 될 일을 한다고 생각한다. 더 차분히 준비를 하고 그 때 줄을 타도 늦지 않을 것을...
하지만 어른들이 간과하고 있는 사실이 있다. 그것은 10들이 스스로 하고 싶어서 그렇게 행동하지는 않는다는 것. 그들도 성장해가는 과정에서 우리 신체가 지니고 있는 어떤 오묘한 작용에 의해서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
일부러가 아니라 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어른들이 인정을 한 순간, 10들은 외계인에서 우리와 같은 사람으로 인정받는다. 그들은 줄을 탈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사실. 그렇다면 어른인 우리들은 그들이 줄에서 떨어지지 않게 도와주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최근에 발전된 뇌과학으로 청소년들의 행동에 대해서도 뇌과학으로 설명하려는 노력이 많이 있어왔다. 이 책도 이러한 노력 중의 하나이다. 다른 책들보다도 더 어른들에게 다가오는 이유는, 이 책을 쓴 사람이 학교에서도 상담사로 일해보았고, 많은 아이들과 부모들과의 상담결과를 이 책에 담고 있기 때문이다.
분노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10대들과 지낼 수 있는 방법, 10대들을 이해할 수 있는 방법, 아니 이해해야만 하는 이유를 이 책에서는 설득력있게 제시해주고 있다.
딱히 어떤 대상이 읽어야 한다고 할 수 있는 책은 아니다. 우리는 모두 10대를 거쳐왔으며, 또한 아직 어린이인 사람들은 10대를 거칠 것이고, 10대들은 지금 자신이 겪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 이 책에서 나만 그런 것이 아니고 10대들의 보편적인 모습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부모나 교사가 읽으면 더 좋을 책이긴 하다. 아무래도 아직 전전두엽(판단력)이 완전히 형성되지 않은 청소년들에게 외부의 전전두엽 역할을 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감정을 상하지 않고 10대들과 지낼 수 있도록 이 책은 많은 도움을 주고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