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당신이 하는 말에 찬성하지는 않지만, 당신이 그렇게 말할 권리를 지켜주기 위해서라면 내 목숨이라도 기꺼이 내놓겠다."

 

볼테르가 한 말이라고 알려져 있다. 어떤 곳에서는 볼테르가 한 말이 아니라, 볼테르에 관한 책에서 나온 말이라고 한다. 어느 것이든, 사상으로 인해 탄압을 받아서는 안된다는 주장을 하고 있음에는 확실하다.

 

사상은 찬반의 문제를 떠나서 누구나 지니고 있어야 하고, 또한 보장받아야 한다. 사상이 없는 사사람이 정치를 한다고 생각해 보라. 그에게 무엇을 바랄 수 있을 것인가? 그는 자신의 생각을 한 번도 드러내지 않고, 또한 사상을 견지하지 않고 시류에 따라가기만 할테니 말이다. 그런 정치인을 둔 나라, 참 우습지 않겠는가?

 

정치란 사상과 사상이, 정책과 정책이 맞부딪치고, 이를 국민들에게 알리며, 국민들은 이러한 부딪침 속에서 자신들을 대변한다고 하는 정치인, 또는 정당을 지지하는 것 아니겠는가? 그런데 종북이 뭐니 하면서 사상검증을 하겠다고 국회의원들이 나서는 꼴은 참...

 

종북이라면, 사상으로 이겨내면 되지 않나, 그렇게 자신이 없나. 사상의 자유가 보장이 되어 있는 나라에서... 좋다. 그들이 종북이라고 하면 그들을 지지한 국민들을 종북이라고 몰아부치는 셈이 아닌가?

 

모든 것이 개방되어 누구나 다 볼 수 있는 시대에, 국민을 아직도 미개한 깨우쳐야 할 대상으로 알고 있는지...

 

갑자기 독일의 어느 목사의 말이라는 글이 생각났다.

 

독일의 어느 목사의 글

 

그들이 유대인을 잡아갈 때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나는 유대인이 아니므로.

그들이 동성애자들을 잡아갈 때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나는 동성애자가 아니므로.

그들이 노동조합원을 잡아갈 때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므로.

그들이 나를 잡으러 왔을 땐, 나를 지켜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지금, 우리들이 이러한 사상검증을 묵과했을 때, 그 칼은 우리를 향할 수도 있단 사실. 이걸 명심해야 한다. 우리는 오히려 이렇게 사상검증 운운한 사람들이 정치인으로 우리 앞에 당당히 나서는 모습을 부끄러워해야 한다. 우리가 그렇게 만들었음으로.

 

이런 일로 억울하게 유명을 달리한 사람들이 있었단 사실...사상이 다르단 이유로 목숨을 잃어야 했던 사람. 그들에 대한 이야기. 소설. 김원일의 "푸른 혼"

 

독재자, 정치인, 법조인, 그리고 그를 묵인했던 국민들이 모두 이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고 해야 한다. 그리고 그 칼을 국민들이 받았고. 지금은 다시 사법부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사람들.

 

"십자가 밟게 해 천주교도 골라냈듯

종북 의원, 30여명 검증 가려내야" - 한겨레 2012년 6월 9일 자 1면

 

이 제목을 보는 순간, 햐, 참... 참... 참.... 햐... 밖에는 할 수 없었다. 최근에 읽었던 "궁녀"란 책에서 궁녀를 궁에 들일 때 하는 처녀감별법이 생각났다. 희극이다. 희극.

궁녀들이 처녀인지 아닌지를 앵무새의 피를 손목에 묻혀 손목에 묻으면 처녀, 묻지 않고 흘러내리면 처녀가 아니라고 했다던데... 이거야 원... 이보다 더한 사상검증일 수 있으니...

 

우리가 바라는 정치인들은 이러한 사상검증에 몰두하는 정치인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국민을 위할까를 고민하는 정치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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