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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양중학교 혁신학교 도전기 - 우리는 대화한다. 고로 우리는 점프한다. ㅣ 맘에드림 혁신학교 이야기 4
김삼진 외 지음 / 맘에드림 / 2012년 2월
평점 :
품절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는다
이 말이 와닿는다. 혁신학교가 한두 개도 아니고, 또한 성공한 학교도 있고 실패한 학교도 있을텐데, 자꾸 혁신학교에 관한 책을 읽는 이유는 앞의 말과 같은 이유다. 무언가 자꾸 성공한 사례에 대해서 읽고 알고 있다면, 교육의 변화가 결코 불가능하지 않다는 생각을 자연스레 하게 되기 때문이다. 경기를 할 때도 자꾸 이겨 버릇해야 한다고 한다. 져 버릇하면 지는 일이 습관이 돼 이기도 있다가도 불안에 떤다고 한다. 이러다가도 우리 또 지지 않나 하는. 그러나 이겨 버릇한 팀은 지고 있어도 자신감이 있다. 지금은 우리가 뒤져 있지만 조만간 경기를 뒤집을 수 있다는 자신감, 그 자신감이 실제로 경기에서 이기게도 한다.
혁신학교도 마찬가지다. 실패한 사례를 두고 왜 실패했는가를 찾기보다는 성공한 사례를 두고 어떻게 해서 성공했는지를 찾아야 한다. 그런 성공 사례 하나하나에서 좋은 점들을 받아들이고, 자신들이 처한 현실과 비교하여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야 한다.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나하나 하다보면 어느새 자신감이 붙고, 그 자신감이 성공으로 다가가게 한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덕양중학교도 마찬가지다. 이들도 한 번에 서두르지 않았다. 할 수 있는 일부터 하나씩 해 나갔다. 그래서 한 번에 배움의 공동체로 가지 않고, 이 학교의 실정에 맞게 여러 단계를 거쳐 최종적으로 도달한 수업의 형태가 배움의 공동체 수업이다. 그렇다고 이런 형식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각 수업의 내용에 맞게 그 때 그 때 교사와 학생의 관계 속에서 수업의 형태를 바꿔가게 된다. 이런 점이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이다. 무언가 하나를 정해놓고 우리 모두 이렇게만 하자고 하지 않는 자세. 서로가 합의를 볼 때까지 끝까지 설득을 하며 시간을 두고 합의해 가는 과정.
배려
덕양중학교를 비롯한 혁신학교에서 중심을 이루는 낱말이 배려다. 남이라는 글자를 자세히 보면 나를 받쳐주고 있는 'ㅁ'이 있다. 이 'ㅁ'이 나를 받쳐주고 있는데, 나만 홀로 커지면 'ㅁ'이 나를 받쳐주지 못한다. 내가 크기 위해서는 'ㅁ'역시 커야 한다. 이게 덕양중학교에서 바라고 있는 학교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소한 남은 또다른 나라는 인식을 할 수 있게 학교가 돌아가는 모습, 그것이 혁신학교다.
성찰
이러한 배려가 몸에 체화되기 위해서는 자신을 바라보는 힘을 길러줘야 한다. 자신을 바라보지 못하면 다른 사람을 바라볼 수 없다. 나를 바라볼 수 있는 힘, 지금 학생들에게 가장 부족한 힘이다. 사실 자기를 바라볼 시간적, 정신적 여유가 없다고 해야 한다. 그런 여유를 찾아주고, 자신을 바라볼 수 있게 하는 과정, 그것이 혁신학교다.
여기에 삼인행 필유아사언(三人行 必有我師焉)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이 바로 이 덕양중학교에 딱 맞는 말이다. 사실 혁신학교들이 추구하는 교육의 목표이기도 하고. 그래서 잘하는 아이가 일방적으로 가르치고 나머지 아이들은 배우는 관계가 아닌, 서로 배우는 관계. 그것도 학생은 배우고 교사는 가르치는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라, 교사도 학생들을 통하여 배우는 관계, 이것이 바로 혁신학교의 모습이다. 이것은 바로 배려와 성찰이 이루어진 모습이다.
리더의 힘
교장은 학교의 리더다. 그냥 군림하는 존재가 아니라, 교사들을 이끌고 학부모의 협력을 이끌어내며, 또한 지역사회와도 함께 할 수 있는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그러한 교장을 통해 교사들도 학부모들도 그리고 지역사회가 변하게 된다. 이 변화는 학생들의 변화를 자연스레 이끌어내게 된다. 덕양중학교의 성공은 교장의 변화에서 시작한다. 군림하는 사람이 아닌 함께 하는 리더로서의 교장으로부터 혁신학교는 시작한다.
이렇게 덕양중학교와 같은 성공사례들이 자꾸 알려져야 한다. 알려져야 할 수 있단 생각을 하고, 우리 교육이 변할 수 있음을 깨달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