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패러독스 - 선진복지 대한민국을 위한 단 하나의 롤모델
유모토 켄지.사토 요시히로 지음, 박선영 옮김 / 김영사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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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곧 대선이 시작된다. 아니, 벌써 시작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이미 대선 예비 주자들의 행보가 시작되었으니 말이다. 누구는 이런 공약, 누구는 저런 공약을 내걸고 있다. 우리나라를 5년간 이끌어갈 사람이 내세우는 공약이다. 물론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이 되고 말았지만 말이다. 그렇게 또다시 공약(空約)을 남발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두 눈을 똑바로 뜨고 있어야 한다. 면밀히 검토하고 생각하고, 그리고 실행해야 한다.

 

이 중에 요즘 최대 화두로 떠오르는 내용이 바로 복지이리라. 국회의원 선거, 그 전에 지방자치 선거에서부터 쟁점이 되었던 무상급식, 반값 등록금 등등. 이런 것들이 우리 생활과 얼마나 밀접한 관계가 있고, 또 북유럽의 먼 나라 얘기만이 아니라 우리 얘기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우리가 실현해야 할 사항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게 되었다고나 할까.

 

이런 복지에 대해서 더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책이 "스웨덴 패러독스"이다. 이미 우리의 오래된 미래라고나 할까. "복지국가 스웨덴"이라는 책과 내용이 겹치기도 하지만, 그래도 더 구체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게 해준다. 특히 이번 대선과 관련해서는. 대선까지 가지 않더라도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등에서 보여준 일들과 관련해서도 이 책은 참으로 유효하다.

 

국가가 집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면 그 집에 사는 구성원들은 누구나 행복하게 살아야 할 권리가 있고, 행복하게 살게 할 의무가 있다. 스웨덴은 국가를 국민의 집이라고 한다. 아니, 이게 스웨덴만의 주장이 아니라, 우리 인간이 국가라는 공동체를 유지하는 이유가 바로 그 집에서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이리라.

 

그런데 집이 행복을 주지 않고, 나가라고 한다면, 네 스스로 네 살 길을 찾으라고 하다면, 그것도 전혀 살 길을 마련해주지 않고. 그 집이 과연 집이라고 할 수 있을까?

 

스웨덴에서 한 장관(나중에 수상이 되었다고 하는데)이 한 말이 마음에 와 닿았고, 우리나라 집회 현장에서 온 구절과 겹치면서 너무도 마음이 아팠다. 스웨덴 장관이 한 말은 "빚진 사람에게 자유는 없다."이다. 즉, 빚을 지고는 제대로 살 수 없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빚을 지지 않게 해야 한다. 누가? 바로 국가가? 적어도 국가가 집이라면.

 

우리나라 집회 현장에서 본 구호는 "해고는 살인이다"이다. 해고로 인해 가정이 파탄나고, 자신의 생명까지도 버려야 했던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고용 유연성이라는 이름으로 해고가 자유로와지고, 그 일로 인해 하루아침에 길바닥으로 내쳐진 사람들. 그들이 외치는 그 구호는 절절하다. 절실하다. "해고는 살인이다"

 

왜? 살 길이 없으니까. 도무지 출구가 보이지 않으니까. 여기에 스웨덴도 해고가 자유롭지 않냐고, 그 나라도 경쟁이 너무도 치열하다고, 사양산업은 가차없이 정리한다고, 그래서 실업자도 많다고 한다. 이 책에서도 그렇다고 한다. 다만 차이는 이들은 해고가 되어도 죽지 않을 수 있다. 기본적인 기본 수당이 제공되기 때문이다. 주택수당도, 학업수당도, 아동수당도, 게다가 의료비까지 지원이 되기 때문이다. 물론 학비는 거의 무료라고 봐야하고. 여기에 해고자를 위한 재교육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어, 해고는 죽음이 아니라, 새출발일 수 있다고 한다.

이런 상태에서는 고용유연성을 받아들일 수 있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지급하는 그 나라에서는 비정규직이라고 차별받는 일도 드물테고...

 

녹색평론에서 "기본 소득"을 국민 모두에게 지급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이 주장이 뜬금없는 주장이 아니라, 이미 시행되고 있는 나라가 있다는 사실. 이런 사실들을 자꾸 알려야 한다. 그래서 대선이든, 총선이든, 지자체선거 등, 이러한 사항들이 공약(公約)으로 나타나게 해야 한다. 그래서 그 공약이 공약(共約)이 되게 해야 한다. 우리 모두가 함께 하는 약속으로 말이다.

 

꿈같은 일이 아니다. 이는 현실에서 가능한 얘기다. 지난 대선에서 허경영의 공약을 웃기는 공약이라고 비웃는 사람들이 있었다. 물론 구체적인 실행 방법에 대한 제시가 없었기에 꿈꾸는 소리라는 비웃음을 샀다. 하지만, 그건 아니다. 우리도 할 수 있는 공약이다. 해야만 하는 공약이다. 우리나라가, 이 나라의 국가가 우리에게 집으로써 기능하려면 우리는 적어도 스웨덴과 비슷한 상황에는 이르러야 한다. 단지 경제성장이 안된다고 지레 포기해서는 안된다.

 

러미스의 책도 있지 않은가? "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 경제 성장만을 추구하지 말고, 함께 살 수 있는 방법을 추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초 생활이 보장되어야 한다. "빚진 사람에겐 자유가 없다"고 하지 않는가? 국민이 빚지지 않게 기본 소득을 보장해 준다면 "해고는 살인이 될" 수 없다.

 

정치인들이 이런 책을 읽고 자신의 정책을 입안하길 기다려서는 안된다. 오히려 우리들이 이런 책을 읽고, 이것이 공상이 아닌, 실현가능한 일임을 정치인들에게 알려야 한다. 이걸 하지 않으면 정치인의 자격이 없다고 끊임없이 알려야 한다. 그래야 변한다. 결코 먼 나라 얘기로 그치지 않고.

 

이번 대선 어떤 공약이 나오는지 잘 살펴보자. 그리고 그 공약이 어떻게 실현되어 가는지 두 눈 부릅뜨고 살펴보자. 그들이 안 하면 하게 하자. 이게 이 책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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