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을 가릴 수는 없다고 한다.
하늘을 손바닥으로 가릴 수 없는 것처럼.
미국에 간 광우병 조사단에 대한 평가가 신문에 이런 제목으로 났다.
'광우병 농장'도 못가본 조사단 "미 쇠고기 안전"
(한겨레신문 2012년 5월12일자 7면)
아무리 사람이 망각의 동물이라지만, 이 망각이 우리를 인간으로서 스트레스를 덜 받고 살게 해준다고 하지만, 2008년 전국에서 일어났던 촛불들의 마음을 이렇게 잊어도 되는지...
국민을 지켜주지 못 하는 나라를 누가 나라라고 하면서 그 나라에 충심을 다할 수 있을까. 국민의 세금으로 먹고사는 관료들이라면, 최우선으로 공무원은 국민의 종이다는 말을 명심해야 하고, 국민의 권리를 지켜주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 하는데...
국민적 우려가 심하고, 또한 전문가들도 광우병 위험이 높다고 검역중단이나 수입중지를 해야 한다고 하는 판에, 국민들을 안심시키겠다고 미국에 간 조사단이 광우병이 일어났다는 농장에는 가보지도 못하고(그만큼 미국은 사생활이 보장된단다. 다른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는 광우병이 발생한 농장에도 농장주인의 허락이 없으면 조사단이 갈 수 없다니.. 이게 사생활 보장인지 잘 모르겠다), 미국측의 자료만을 받고 이상없음, 안전함이라고 조사결과를 냈다니.
미국까지 간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촛불들이 일어나고 있는데, 이 촛불이 하나하나는 미약하지만 함께 했을 때는 거대한 불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그들은 또다시 잊고 있지나 않은지.
미국 자료들이 광우병에 안전하다고 나왔다고 하는데, 아마도 이는 미국 축산업체나 또는 정부의 자료일 가능성이 높다. 미국에서도 광우병 문제를 짚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말이다.
도대체 사람이란 자기 듣고 싶은 말만 듣는지.
어떻게 이렇게 국민을 대표한다는 정부가, 정부의 관료가 국민의 말을 듣지 않고, 미국측의 말을 잘 듣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미국측에서도 광우병 문제를 꽤나 심각하게 다루고 있는 많은 자료들이 있을텐데 말이다.
요즘 광우병 문제를 보면 우리나라 언론들도 한두 번은 심각하게 다루더니, 이제는 나 몰라라다. 누구도 책임있게 끈기있게 잘 다루고 있지 않다. 오직 소수의 사람들만이 애가 타서 이건 아니다. 이건 아니다 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이런 일이 있었다고 한다. 그것도 축산업을 하던 사람이. 그것을 그만두고 채식주의자가 되는 일이 있었다고 한다. 그 사람의 자전적인 이야기에는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광우병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그는 자신이 그런 일에 종사할 수 없어 축산업을 그만두었다. 그리고 거대 축산업체들과 싸우고 있다. 그의 이야기가 우리에게 이번 광우병 사태를 파악할 수 있는 안목을 길러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제목도 재미있다.
하워드 F.리먼, 성난 카우보이, 문예출판사
오래 된 책인데, 우리나라에 나온 지 10년도 넘었는데, 아직도 이 책은 우리에게 유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