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씹어먹기 - 꼼꼼한 언론의 역사, 예리한 미디어 비평
브룩 글래드스톤 지음, 권혁 옮김, 조시 뉴펠드 그림 / 돋을새김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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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The Influencing Machine이라고 되어 있다. 이것을 우리나라에서는 미디어 씹어먹기라고 번역을 했다. 인플루엔싱 머신이라. 영향을 주는 기계, 또는 조종하는 기계라고 해야 하나?

 

정확히 우리말로 어떻게 번역할지 모르겠는데, 인플루엔싱 머신이라는 영어 제목을 붙이기보다는 "미디어 씹어먹기"라는 우리말 번역 제목이 눈에 확 들어온다.

 

그리고 이해하기도 쉽다. 이 책은 미디어에 관한 책이구나. 그리고 씹어먹기라고 했으니 미디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자신의 관점을 가지고 받아들이라고 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할 수 있다.

 

미디어의 유래부터, 미디어가 어떻게 변해 왔는지, 미디어는 어떤 기능을 하는지를 만화 형식으로 알려주고 있는 책이다. 단순한 만화라고 하기엔 내용이 가볍지 않다. 그렇다고, 미디어에 관한 전문서적처럼 무겁지도 않다. 두껍다고 할 수 없는 책이지만, 그 내용을 보면 결코 얇지도 않다. 특히 지금 미디어에 관해서 엄청나게 불신을 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이 책에서 참조할 내용이 많다.

 

미디어는 진실만을 보도하는가? 미디어에 종사하는 언론인들은 자신의 관점을 버리고 늘 객관적인 관점을 유지하는가? 미디어가 날로 발달하는 이 시대, 우리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등등

 

기존에 알고 있던 언론에 대한 이야기부터, 언론조작에 대한 이야기, 그것들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들이 잘 나타나 있는 책이다. 

 

이 책을 참조하면, 우리나라 신문들이 어떤 관점을 지니고 있는지 파악해야 하고, 그 신문사의 관점과 읽는 사람들의 관점이 일치하는가를 따져보아야 하며 (이 책에도 나와 있지만, 현대 사람들은 자신과 의견이 같은 사람들과 어울리려는 경향이 있으며, 자신의 관점과 일치하는 언론을 무조건적으로 신뢰하는 경향이 있다고 하니), 과연 사실에 부합하는지를 잘 판단하는 능력을 갖추어야 하겠단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서 말하듯이 현대는 일인미디어 시대라고도 할 수 있다. 일 대 일도 아니고 일 대 다도 아닌, 다(多) 대 다(多)인 시대, 누구나 자신의 미디어를 꾸밀 수 있고, 누구와도 소통할 수 있는 시대, 그래서 더욱 진실을 알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지만(엄청나게 쉬워진 조작기술들을 보라), 반대로 더 빠르고 쉽게 진실을 알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고도 할 수 있다.

 

이 때 우리는 내가 생각하는 것, 내가 필요한 것들만을 알려주는 미디어에만 접속하는 태도를 버리고, 나와 다른 관점에서 사건을 보여주는 미디어, 다른 관점에서 이야기하는 미디어에 접속하고 생각하고 판단하는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

 

그러면 미디어의 범람에서 길을 잃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갈 수 있다. 이런 자세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하다는 생각. 미디어에 대해 아무런 생각이 없이 받아들였던 사람들에게 좋은 책이다.

 

이제 우리도 엄청나게 많은 미디어 시대에 살고 있으니, 정신 바짝 차리고, 미디어에 우리가 먹히지 않고, 미디어를 씹어먹는 자세를 지닐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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