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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교육과 시 읽기 현장 ㅣ 즐거운 지식 27
지현배 지음 / 이담북스 / 2009년 12월
평점 :
시교육 하면 그게 가능한가 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 시를 과연 가르칠 수 있을까?
가르친다고 하면 어떻게?
시는 우선 느껴야 한다고 누누히 말들을 하면서도 학교에 가면 시는 느끼기보다는 먼저 외워야 하는 대상으로 변하고 만다.
그것도 엄청나게 골치아픈 수사법들을 만이다.
제재다, 주제다, 은유다, 직유다, 운율이 어떻고, 상징이 어떻고, 시대적 현실이 어떻고, 서정적 자아가 어떻고 등등
그러다보면 시를 느낄 틈도 없이 시에 물려버리고 만다.
시험이 끝나고 나면 시는 삶에서 저만치 멀어져 가 있다.
지금껏 시교육 하면 이런 장면만 떠오른다.
이런 시교육에서 벗어나기 위해 많은 교사들이 노력을 했고, 조금은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시를 시험에 출제하는 한, 이런 틀에서는 그리 많이 벗어나지 못하리라 생각하는데...
이 틀을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더라도, 시교육의 틀을 인정하더라도, 그곳에서 어떤 삶을 위한 교육, 또는 느끼는 시교육을 하는 방법을 찾을 수도 있지 않나 하는 시도를 하는 부분이 이 책의 1부라고 보면 된다.
시교육을 하는 방법은 한두 가지가 아니고, 가르치는 사람 저마다의 교육방법이 있을테니, 여기서 시란 암기의 대상이 아니고, 우리 삶을 풍성하게 해주는 요소라는 생각을 공통으로 지닌다면, 다양한 교육방법을 통해 시에 다가가는 길이 더욱 많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현장 교사들에게 필요한 부분이 이 책의 1부라면, 2부는 지역 문학의 현황을 이야기하고 있다.
모든 문학이 서울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지방은 소외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이렇게 지역 문학을 소개하는 글들이 나와준다는 사실은 좋은 일이다.
이 책에서는 대구와 포항을 대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대구야, 유명문인도 많고 하니, 대구 문학 중에서도 경북대를 중심으로, 특히 경북대 신문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가고 있다. 대학신문이 1980년대에 한 역할을 중심으로 이 신문에 실린 시를 분석하고 있어서, 당시 시대상과 경북대신문의 모습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포항문학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데, 이 책을 통해서 한흑구, 손춘익 중심으로 포항문학이 전개되었다는 사실들을 알 수 있었고, 서울에 비록 알려지지는 않았다치더라고, 포항이라는 지역을 중심으로 열심히 활동을 하고 있으며, 이런 활동이 포항이라는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국적인 문학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살피고 있다.
어쩌면 시교육을 하는데, 서울 중심의 시교육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렇게 지방문학을 소개하는 책이 반가운지도 모르겠다.
단지, '시 교육은 시 읽기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이 책 뒷면에 쓰인 글귀를 이 책에서 실현한다면, 시는 전문(全文)을 실어주었으면 했는데, 그 점이 좀 아쉽다고나 할까.
덧말
가끔 사람 이름이 다르게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지양해야 한다.
가령 23쪽의 현대그룹 정몽준 회장이라고 나오는데, 이는 정몽헌 회장이 맞다. 조심해야 할 문제다.
또 126쪽 주 28에 유영천의 한국의 유민시라고 나오는데, 윤영천이다. 작은 오탈자라 생각하기 쉽지만, 이는 서지에 해당하므로, 정확을 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