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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폐된 원자력 핵의 진실 - 원자력 전문가가 원자력을 반대하는 이유
고이데 히로아키 지음, 김원식.고노 다이스케 옮김 / 녹색평론사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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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진실에 다가가는 길은 많다. 그러나 그 길은 험난하다. 진실로 가는 길에는 이정표가 없거나, 중간 중간 길이 끊겨 있기도 한다. 또 갖가지 위험요소들이 등장하기도 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중간에서 포기하고 만다. 이렇게 되면 진실은 밝혀지지 않고, 감춰지게 된다.
감춰진 진실이 밝혀지지 않으면, 그 자리를 거짓이 차지하게 된다. 거짓이 진실인양 가장하고서.
원자력에 대한 진실은 무엇일까?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여 지구 환경오염을 없애는데, 줄이는데 도움을 주는 청정에너지일까? 인류를 대재앙으로 이끌 핵발전일까?
영어로 'nuclear'라고 쓰는 이 말이, 미국 등 선진국에서 쓰면 '원자력'이고 북한이나 이란 등에서 쓰면 '핵'이 되는데, 같은 대상을 놓고도 이렇게 다른 용어로 쓰고 있는 현실을 생각하면 원자력에 대한 정확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는 같은 사물을 다르게 사용할 때 우리는 최악의 경우를 고려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부정적 작용과 긍정적 작용이 있을 때 어느 면을 우선 고려해야 할까를 생각하면 원자력의 진실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가령 의약품의 경우 두 경우가 다 있을 때 과연 우리는 그 약품을 사용하게 될까, 극단적인 경우 아니면 사용하지 않을텐데... 이 경우를 원자력에 적용하면 되지 않을까 한다. 아직 우리 인류는 에너지 자원에서 극단적인 경우에 처하지 않았고, 오히려 에너지 과잉 상황에 처해 있으니 말이다.
이 책의 저자가 말하고 있는 점도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 시대에 우리는 원자력을 필요로 하지 않을 만큼 에너지를 충분히 가지고 있다. 즉 극단의 경우에 처해 있지 않다. 그런데도 원자력 발전을 하려고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원자력으로 이득을 얻는 집단이 있기 때문이란다.
이 집단은 엄청난 이익을 얻고 있으며, 이 이익을 감추기 위해 여러 통계들을 조작하거나 누락하여 제시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 자료들에 대한 접근이 어렵도록 하는 비민주적 운영방식을 택하고 있으며, 연간 방사능피폭량이 정해져 있기에 대부분의 노동자들이 자주 바뀔 수밖에 없으며, 이렇게 자주 바뀌다 보니 숙련된 노동력이 원자력 발전소에 투입되기는 힘들고, 따라서 이들 노동력들은 대부분 하청, 재하청업자에 속하게 되고, 사회에서 이중으로 고통을 받게 되기 쉽다고 한다.
이산화탄소 발생이 적다는 통계도 역시 원자력 발전에만 한정하고 있는데, 발전을 하기 위해 우라늄을 채취, 이동, 정련시키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고의로 누락시키고 있으며, 또한 원자력 발전으로 인해 생기는 쓰레기의 처리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양도 계산에 넣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들을 다 계산에 넣으면 오히려 화력발전보다도 이산화탄소의 양이 더 많아질 수도 있다고 하는데, 그렇게 되면 원자력 발전을 추진하는 이유가 사라지므로 이들은 이런 식으로 은폐하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 무엇보다 충격적인 사실은 바닷물이 이산화탄소를 많이 머금고 있는데, 바닷물의 온도가 올라가면 바닷물 속에 있던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으로 배출이 된다고 하는데, 원자력 발전소 주변의 바닷물 온도는 다른 곳보다 높아질 수밖에 없으므로 이곳에서도 역시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고 한다. 어마어마한 양이 말이다. 이 얘기는 이 책에서 처음 알았는데... 작가는 이런 예를 사이다로 들고 있다. 사이다에 열을 가하면 탄소가 증발한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바닷물도 같은 현상을 보일 것이라고 한다.
책의 곳곳에서 원자력 발전이 안되는 이유를, 그리고 원자력 발전을 추진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진실을 감추고 있는지를 쉽게 잘 알려주고 있다. 원자력 하면 고도의 과학지식을 알고 있어야만 이 책을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원자력에 대한 과학적 지식이 없어도 우리가 상식적으로만 생각해도 원자력에 대한 진실에 다가갈 수 있다는 사실은 이 책은 보여주고 있다.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원자력에 대한 공방. 아니, 이는 공방할거리도 아니다. 이제는 원자력 발전은 멈춰야만 한다. 그렇다면 원자력에 많은 에너지를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하는 의문이 들면 이 책을 읽어보라.
원자력에 우리나라만큼 의존하던 일본도 원자력 발전 없이도 충분히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 이 책에 나와 있다. 그러나 지금 충분히 에너지를 우리가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고 한다. 우리는 충분히가 아니라 너무 많이 사용하고 있지 않은지, 불필요한 에너지 사용이 얼마나 많은지 생각해 보면, 그렇게 불필요하게 에너지를 쓰면서, 후손에까지 엄청난 부담을 주는 원자력을 쓰겠다고 할 수 있는지 저자는 우리에게 되묻고 있다.
이제 대답은 우리가 할 차례다. 우리는 원자력을 필요로 하는가, 필요로 하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