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의 아이히만 한길그레이트북스 81
한나 아렌트 지음, 김선욱 옮김 / 한길사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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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주의자'란 자신의 이상을 삶을 통해 실천한 사람이었고, 자신의 이상을 위해서라면 어떤 것, 특히 어떤 사람이라도 희생시킬 각오가 된 사람이었다. -97쪽

아이히만의 성격 결함은 그에게 그 어느 것도 타인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이 없다는 점이다.-104쪽

관청용어가 그의 언어가 된 것은 상투어가 아니고서는 단 한 구절도 말할 능력이 정말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105쪽

그의 말하는 데 무능력함은 그의 생각하는 데 무능력함, 즉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데 무능력함과 매우 깊이 연관되어 있음이 점점 더 분명해 진다. 그와는 어떠한 소통도 가능하지 않았다.-106쪽

모든 진실은 만일 유대인이 정말로 조직이 되어 있지 않았고 또 지도자가 없었더라면 혼란과 수많은 불행들이 있었겠지만 희생자들 전체가 400만, 500만, 600만에 달할 리가 거의 없었을 것이라는 점이다.-197쪽

이러한 특권적 범주들을 수용하는 것이 도덕적으로 보면 아주 재앙적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예외'이기를 요구하는 모든 사람들이 자기 일을 추구하는 가운데 이 규칙을 함축적으로 인정하고 있다는 점이다.-205쪽

덴마크에서 진정한 정치적 의미를 가진 귀결, 즉 시민과 독립의 전제조건 및 책임에 대한 타고난 이해였던 것이 이탈리아에서는 오랜 문명화된 민족의 거의 자동적인 일반적 인류애의 산물이었다.-260쪽

놀랍게도, 그리고 동시에 때때로 실망스럽게도 서구의 교육받은 유대인 '귀족'들 대다수는 일종의 사회적 그리고 문화적 자율성은 원했지만 정치적 자율성을 원하지 않았음이 드러났다.-265쪽

인간적인 어떤 것도 완전하지 않으며, 망각이 가능하기에는 이 세계에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존재한다. 이야기를 하기 위해 단 한 사람이라도 항상 살아남아 있을 것이다. 따라서 그 어떤 것도 '실질적으로 불필요'하지 않다. ... 공포의 조건 하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따라가지만 어떤 사람은 따라가지 않는다는 것이다.-324쪽

오직 무국적 상태로서만 사람들은 자기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유대인은 몰살당하기 전에 먼저 그들의 국적을 상실해야만 한 것이다.-334쪽

말과 사고를 허용하지 않는 악의 평범성-349쪽

악을 범한 자가 법정에 서야 하는 이유는 그의 행위가 공동체 전체를 어지럽혔고 심각한 위험에 빠뜨렸기 때문이지, 민사재판의 경우에서처럼 보상을 받을 권리가 있는 개인에게 해를 끼쳤기 때문은 아니다.-360쪽

대량학살이라는 범죄의 핵심은 전적으로 다른 질서가 붕괴되고 또 전적으로 다른 공동체가 훼손되었다는 것이다.-374쪽

일단 한 번 등장하여 인류의 역사에 기록된 모든 행위는 그러한 발생이 과거의 일이 되어버린 지 한참이 지난 뒤에도 여전히 하나의 가능성으로 인류에게 남는 것은 인간적 사건들의 본질 속에 놓여 있다. 어떠한 처벌도 범죄의 발생을 예방하는 충분한 억지력을 가진 적이 없었다.-375쪽

이 지구를 유대인 및 수많은 다른 민족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기를 원하지 않는 정책을 피고(아이히만)가 지지하고 수행한 것과 마찬가지로, 어느 누구도, 즉 인류 구성원 가운데 어느 누구도 피고와 이 지구를 공유하기를 바란다고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발견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당신(아이히만)이 교수형에 처해져야 하는 이유, 유일한 이유입니다.-38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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