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반대 시위가 있던 어느 날...
날씨는 영하였는데... 시위대를 해산한다고, 물대포를 쏘았다고 한다.
집회결사의 자유가 헌법에 보장되어 있는 나라에서, 헌법이라는 종이에만 권리가 있고, 실제 삶에서는 그 권리가 공공질서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제약이 되는 나라에서, 사람들을 해산하려고 물대포를 쏘아댔다. 그것도 영하의 날씨에.
영하의 날씨에 물을 온몸에 맞아보라. 살이 찢기는 듯한 고통을 느끼리라.
시위를 해산할 목적이라기보다는, 국민을 적으로 대하는 태도라 아니할 수가 없다.
이를 인권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인권, 있지도 않은 사회의 모습이다. 인권 후진국!
세상을 두드리는 사람을 읽으면 언제나 무심히 지나쳤던 인권의 문제에 맞닥뜨리게 된다.
어? 이것도 인권을 침해한 거였어?
이런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인권에 무관심하고, 둔감해졌던 자신을 되돌아보고, 성찰하게 된다.
이 책의 장점은 이것이다.
그러나 이 책이 계속 의미있게 다가온다는 말은, 아직도 인권이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와 같다.
마치 나는 꼼수다(일명 나꼼수)가 기한을 정해놓고 방송을 하는데, 이게 연장이 된다면? 하는 생각과 같다.
우리가 숨을 쉴 때 공기의 고마움을 모르듯이, 당연히 우리 곁에 있는 존재가 되었으면 이 '세상을 두드리는 사람'이 나오지 않았으리라. 이들이 인권센터를 건립하려는 꿈도 꾸지 않았으리라.
하지만, 인권은 완성되거나, 우리의 삶에서 사라지지 않을테니... 인권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잡지 하나쯤은 있어야 좋겠고, 인권에 관한 종합적인 만남의 장소 역할을 하는 인권센터는 있어야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강정마을부터, 지금은 타결된 한진중공업, 그리고 명동의 철거 문제, 고리대금업, 일본의 후쿠시마까지 생각할 거리가 많다.
두 달에 한 번, 잊고 있었던, 또는 눈감고 있었던 인권에 대해 생각하라고, 나를 불편하게 만드는 책.
세상을 두드리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