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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의 즐거움 - 한국의 대표지식인 스물두 명이 말하는 한국, 한국인, 한국적인 것
주영하 외 지음 / 휴머니스트 / 2011년 9월
평점 :
한국학이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하기는 힘들다. 마치 사람이란 무엇인가 하면 대답하기가 힘들듯이.
그래서 한국과 관련된 사항들을 하나하나 찾아가는 노력을 먼저 한다. 전체가 전체로 이미 존재한다고 보지 않고, 부분들이 모여서 전체를 구성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퍼즐조각을 맞추는 놀이와 같다.
천 조각의 퍼즐을 맞춘다고 생각해 보자. 완성된 조각이 정해져 있어서 그 완성된 모습을 향해서 한 조각 한 조각 맞추다 보면 조각들이 모여 완성된 모습을 보여준다.
이러한 퍼즐맞추기와 다른 점은 퍼즐맞추기는 맞춰야 할 그림이 정해져 있지만, 한국학은 각자의 조각들이 모여 완성된 모습을 만들어간다.
즉 결과가 정해져 있지 않고, 각 조각들로 대변되는 과정들을 통해 결과가 드러나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한국학이라는 큰틀에 대해서 고민하기보다는 한국학을 이루고 있는 구성요소들을 하나하나 찾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 노력들을 통해서 우리는 한국학이라는 큰틀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이 한국학을 구성하는 요소들일까? 그 요소들 역시 정해져 있지 않다. 정해져 있지 않고, 우리가 찾은 하나하나가 바로 한국학을 구성하는 요소가 된다.
이 책에서는 스물 두 명의 지식인들에게 한국, 한국인, 한국적인 것에 대해서 글을 쓰게 하고 그 결과물을 모아두었다.
따라서 한국학이라는 큰틀에 대해서 답을 얻으려 하지 말고, 각 분야에서 한국적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읽어가면 된다. 기존에 알고 있는 내용도 있고, 처음 듣는 내용도 있으리라.
스물두 개의 요소들은 각각 한국인의 마음, 사랑, 음식, 책, 의학, 철학, 얼굴, 종교, 미술, 건축, 과학, 역사, 정체성, 경제, 드라마, 영화, 문학, 신화, 사유, 역학, 끼, 본성이라는 분야로 나뉘어져 이야기가 되고 있다. 물론 한국인의 마음도 역시 많은 다양한 요소로 나누어지겠지만... 그 많은 요소들을 다 찾을 수는 없고, 대표적인 요소를 통하여 구성해가야 한다.
한국학이라고 이 책을 다 읽어야 한국학에 대한 개념이 잡히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을 다 읽을 필요도 없다. 제목이 한국학의 즐거움 아니던가? 자신이 관심 없어하고, 재미없어 하는 부분을 억지로 잡고 있을 필요는 없다. 그런 읽기를 하면 한국학에서 더 멀어질 뿐이다.
자신이 흥미를 지니고 있는 한국학 분야부터 읽으면 된다. 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은 한국적인 드라마를 분석한 글을 읽으면 되고,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은 영화배우를 분석한 글을 읽으면 된다.
나는 개인적으로 한국의 얼굴이란 제목을 달고 있는 마애불에 관한 글과 한국의 종교, 그 융합성에 대해서 재미있게 읽었다. 그리고 한옥에 대해서도 재미있게 읽었고, 지금도 우리에게 유효한 것이라는 생각을 지니게 되었다.
마찬가지로 이 책은 자신이 흥미있는 부분부터 읽으면 된다.
그리고 그 부분에 자신만의 퍼즐을 하나 더 덧붙인다면 한국학이라는 퍼즐에 한 조각을 더할 수 있으리라.
외국인이 우리를 이렇다 저렇다 평가하는 책도 많이 나와 있지만, 우리나라 학자들이 한국에 대한 여러 요소들을 자신들의 시각에서 쓴 이 글 읽으면 한국학이란 무엇인가, 또는 한국적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나름의 답을 찾는 열쇠를 얻지 않을까 한다.
덧말
한국의 신화를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사실혼과 합법혼을 이야기하는 중혼제에서...
334쪽 중혼제는 고구려 온달의 경우와 신라 서동의 경우에도 나타난다로 되어 있는데...
서동은 백제 무왕의 젊은시절 이름이라고 하니, 그를 신라 서동의 경우라고 하지 말고, 백제 서동의 경우라고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