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처럼 미쳐가는 세계 - 그들은 맥도날드만이 아니라 우울증도 팔았다
에단 와터스 지음, 김한영 옮김 / 아카이브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미국처럼 미쳐가는 세계...그들은 맥도날드만이 아니라 우울증도 팔았다. 

우리나라에 번역된 제목과 부제이다. 영어로 되어 있는 부제를 보면 미국식 정신질환의 세계화 정도일텐데... 번역된 제목이 더 자극적이다. 

이 책에는 4개의 사례가 나온다. 

거식증,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정신분열, 우울증 

거식증은 홍콩에서, 홍콩식의 독특한 거식증에서 미국식의 거식증으로 정리되어 가는 과정을, 

외상후 스트레스 장에는 스리랑카에서 지진해일로 인한 사람들의 모습을, 스리랑카만의 독특한 문화적 관습으로 대처해나가는 모습에서, 하나의 표준화된 모습으로 정리되어 가는 과정을, 

정신분열은 잔지바르에서의 정신분열에 대해 대하는 태도와 미국식 태도의 다름을 이야기하면서, 이 또한 미국식 정신분열로 정리되어 가는 과정을, 

우울증은 일본에서 일본인들이 생각했던 우울증을 미국식의 우울증으로 바꾸어가는 과정과 결과가 잘 나타나 있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자극적인 제목과는 달리, 미국식의 정신질환으로 세계가 표준화되는 것만을 비판하지는 않는다. 저자는 세계가 하나의 표준으로 정리되는 현상은 문제가 있다고 보지만, 이러한 표준화가 어느 정도는 도움이 된다고도 한다. 

다만, 표준화가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각 문화의 독자성, 특성이 인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가끔 이러한 예를 들 때 돋보기와 프리즘을 거론하는데... 

외부에 햇빛이 있고, 나와 햇빛 중간에 돋보기와 프리즘을 각각 놓아보자. 그러면 돋보기는 다양한 빛깔을 보여주지 못하고, 또 빛을 퍼뜨리지 않고, 하나로 모아, 단일한, 집중된, 다른 모습을 생각할 수 없게 보여준다. 햇빛은 오직 하나의 점으로 수렴될 뿐이다. 

이와는 다르게 프리즘은 햇빛을 다양한 빛깔로, 여러 개로 분산시키고, 한 점이 아닌 면으로 분산시킨다. 그래서 단일한 모습으로 보이는 햇빛에 아주 다양한 모습이 있음을 상기시켜준다. 

의학도 마찬가지 아닐까 싶다. 빛을 질병이라고 보면, 돋보기는 미국식으로 통일되고 표준화된 질병치료의 잣대라고 할 수 있고, 프리즘은 표준화되지 않은, 각 문화, 각 사람의 특성에 맞게 시행되는 질병치료의 잣대로 할 수 있다. 

공통점은 분명 있다. 이 공통점을 인정하고, 표준화된 의학기술을 적용하되, 각자가 지니고 있는 특성을 잊어선 안된다는 것이 이 책의 주장이리라. 

지금은 세계화가 되어서, 오히려 각자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되지 않았나? 의학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세계적으로 공유할 수 있으니 말이다.  

이 책은 의심없이 받아들였던 사실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한다. 의학도뿐만이 아니라, 일반인들도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저자가 의사가 아니라, 저널리스트라는 점에서 저널리스트의 관점에서 쓴 이 책은 전문서적이라기 보다는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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