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는 광주민주화운동이 우리에게 원죄로 다가왔다고 한다. 

이미 우리는 시작부터 광주에 빚을 지고 있다고 의식하고, 이 빚을 갚기 위해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무려 31년이 지난 지금 빚을 다 갚고 있는가. 

아직은 아니다. 그들이 꿈꾸었던 세상이 아직은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형식적, 절차적 민주주의가 아니라, 실질적인 민주주의, 선거 때만 주권이 있는양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지 국민이 참여하여 나라를 만들어 가는, 나라에 대해 권리와 책임을 지는 사회를 우린 아직 만들지 못했다.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기도 하지만. 광주민주화운동이 원죄로 끝나지 않고, 우리들이 더 민주화된 사회를 만든 시초가 되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광주를 잊지 말고, 우리 삶에 그들의 정신을 실현시키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물론, 나도...하여 광주를 내 삶을 다독거리게 하는 가장 기본으로 삼으려 한다. 

광주민주화운동하면 생각나는 것들. 

1. 몇 년 전에 개봉된 영화 화려한 휴가 

이 영화로 광주에 대해 모르던 사람들도 많이 알게 되었고, 거의 사실적인 묘사로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는 이 영화가 처음이 아닐까 싶다. 예전에 꽃잎이라는 영화가 있었는데, 이 영화와 광주민주화운동과 연결시키기에는 많은 장치들을 읽어내는 힘이 있어야 했다. 반면에 화려한 휴가는 그냥 보고 있으면 자연스레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 알게 해주는 그런 영화였다. 이만큼 광주는 우리 곁에 바짝 다가왔다는 얘긴데, 잘못하면 그냥 그 땐 그랬지 하고 넘어갈 수 있는 위험소지도 있다. 지금은 이렇게 광주를 사실적인 영화로 다루어도 되는 좋은 시대야 하는 현실 안주에 머무르는 사고를 경계해야 한다. 

2. 영화 꽃잎의 원작이었던 최윤의 저기 소리없이 한 점 꽃잎이 지고 

광주민주화운동으로 거의 정신을 잃은 한 소녀의 이야기. 사실적이라기 보다는 많이 에둘러서 이야기를 한 소설이고, 또 단편소설이라 광주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그 당시 이런 작품을 읽으면서 광주가 우리에게 얼마나 큰 비극으로 다가왔는지를 생각하게 해준 소설이다. 

3. 황석영이 기록한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가히 이 책은 충격 자체였다. 대학 시절 5월이 되면 광주사진전을 열었었는데, 이 사진전을 보고 받은 충격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어쩌면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서 가장 체계적으로, 사실적으로 그리고 충격적으로 전해준 책이 이 책이 아닐까 한다. 아직도 광주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 말을 많이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것도 보수라고 자처하는 사람들 중에, 이 책을 한 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읽고도 그런 소리를 할 수 있는지. 

4. 임철우의 봄날1-5 

드디어 장편소설이 나왔다. 나온 지는 좀 되지만. 장편소설의 장점은 살아있는 사람들의 모습으로 형상화해냄을써 사회의 문제를 잘 드러낸다는 데 있다. 이 소설을 읽으면 형제간의 비극적인 만남을 통해, 그리고 다른 많은 인물들을 통해 과연 광주민주화운동 때 무슨 일이 일어났으며, 사람들은 어떻게 대처했는지를 생생하게 익힐 수가 있다. 굳이 역사적인 사실을 배우지 않아도 소설을 읽는다는 행위 자체가 재미와 감동, 그리고 삶의 방향성을 확랍해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5. 그 밖에 김남주의 시들, 그리고 많은 5.18항쟁기념시집들 

짧은 분량에 생각할 수 있는 공간을 많이 남겨두고 있는 문학 종류가 시다. 시를 읽으며 광주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 볼 수도 있다. 대표적인 시는 김남주의 시들이고, 너무도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는 너무도 짧은 시는 황지우의 '묵념, 5분 27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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