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픔을 각오하지 않고 예술을 할 수 있을까. 예전 예술가들의 생애를 읽다보면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가난이 나오지 않는 예술가가 별로 없던데... 생전에는 배고픔에 시달렸으나 죽어서 유명해져 그의 작품들만은 엄청난 가격을 유발하는.

물려받은 재산이 많아 취미로, 또는 한 순간의 성공으로 배고픔을 면하고도 예술을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대부분의 예술가들은 생계를 걱정해야 한다. 아니 어떤 예술가들은 끼니를 걱정해야 한다. 

한 시나리오 작가의 죽음이 예술가들에겐 남의 일이 아닐 터이고, 자식들이 예술에 종사하겠다고 하면 부모들이 걱정부터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오늘자 한겨레 신문의 한 제목 예술계통으로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 이야기.

"등록금 비싼데 작업실은 열악" "졸업 뒤 계획 제발 묻지 마세요" 

이게 마음에 잘 다가오지 않으면 이 만화들을 보자. 

최규석의 "생태습지 보고서" 그리고 "울기엔 좀 애매한" 

미대생들의 열악한 생활환경을, 미대에 진학하려는 돈없고, 빽없는 학생의 비애를 너무도 현실적으로 잘 그려내고 있다. 그렇다고 우중충하기만 한 것도 아니다. 그의 만화에는 나름대로 유머가 있다. 이 유머가 현실을 가리기만 하지도 않고, 오히려 현실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누구는 몇십억짜리 그림을 집에다 떡 걸어놓고 산다는데, 예술가들이 생계를 걱정하지 않고 자신들의 꿈을 펼칠 수 있는 세상, 그게 언제쯤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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