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트, 심청을 만나다 - 마음속 상처를 치유하는 고전 속 심리여행
신동흔.고전과출판연구모임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우리들 마음 속에는 이야기가 있다. 이 이야기가 하나가 아니라 여럿으로 어떤 이는 인간을 사회적 관계의 총체라고 이야기 하지만, 심리학으로 접근하자면 인간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야기란 말을 서사란 말로 바꾼다. 서사, 결국 이야기란 뜻이고, 이 서사를 다시 문학이란 말로 바꾼다. 그렇다면 인간은 문학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문학으로 구성된 인간, 내 안에 있는 문학, 나를 이루고 있는 문학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면 내 삶을 성찰하고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갈 수 있으리라. 그리고 이를 문학치료라고 부른다. 이 책은 이미 오래전부터 독서치료, 읽기치료, 문학치료 등으로 불리던 방법을 고전 문학 작품을 바탕으로 문학치료라 정리하고 이 분야를 개척하고 확장해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책은 장화홍련에게서는 착하기만 한 사람의 모습을, 심청에게서는 너무 일찍 어른이 된 사람의 모습을, 홍길동에게서는 피해의식을 지닌 사람의 모습을, 옹고집에게서는 자수성가한 자신만이 옳다고 하는 독선주의자의 모습을, 이춘풍에게서는 오냐오냐로만 자란 사람의 모습을, 한중록에서는 자아존중감을 잃은 사람의 비극적 모습을, 그 밖에도 여러 사람의 모습을 작품을 통해서 설명해주고 있다. 

이런 설명을 들으면서 내 안에 있는 모습(이야기=서사)을 찾아낸다. 나는 어떤 모습을 지니고 있는가? 나란 인간은 하나로만 규정되어 있지 않고 여러 모습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이 얽혀 있는 모습 중에 작품과 비슷한 모습을 찾으면 그 모습의 장단점을 작품을 통해서, 작중인물을 통해서 파악하고 내 삶에 적용시킨다. 이런 과정을 통해 나를 발견하고, 삶을 성찰하고, 삶을 살아가게 된다고 한다. 

특히 요즘 상황과 맞물려 마음에 와닿았던 내용은 옹고집에 관한 내용이었다. 옹고집, 자수성가의 대표형, 따라서 남에 대한 고려는 하지 않고  자신만이 옳다고 하는 독선주의자. 자신의 삶이 성공적이었기에 다른 방법을 알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못하고 관계를 맺는 일에 실패한 사람. 

이런 사람이 주변에 많지 않은가? 그렇담 이런 사람이 어떻게 해야 자신의 삶을 바꿀 수 있나? 자신과 비슷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의 모습을 보고, 거기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해야만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을 찾아다닐 수는 없지 않은가? 굳이 많은 사람들을 찾아다닐 필요가 없다. 고전작품에는 그런 유형의 사람들이 많으니까. 그리고 이것이 고전이 현재에도 의미를 지니고 있고, 우리가 고전을 읽는 이유가 된다. 

우리는 고전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자신의 삶을 성찰할 수 있게 되니까. 

최근에 읽었던 "전을 범하다"를 떠올리며 비교하며 읽는 재미도 있어서 좋았다. 한 작품에서 끌어낼 수 있는 이야기(서사)가 이렇게 많다니. 이렇게 다양하게 해석할 수도 있다니. 내안에 있는 이 많은 이야기들을 잘 살펴봐야지 하는 생각도 들고. 

다만 이 책이 고전 작품을 인용할 때 쓴 글자의 색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아 읽기가 힘들었다는 점이 아쉽다. 원문이라는 표시를 하기 위해서 그랬겠지만, 색깔이 너무 읽기에 불편했다. 눈에 선명하게 들어오는 색깔로 하던지, 아니면 그냥 글자체만 다르게 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고, 문학치료란 말이 드문드문 나오는데,  구성에서 문학치료란 목표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은 장들도 있었다는데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마음 속 상처를 치유하는 고전 속 심리여행'이란 말이 표지에 있듯이 이 책엔 내가 지니고 있을 법한 많은 이야기(서사=모습)이 나타나 있어, 이 책을 내 이야기를 비춰보는 거울로 활용하면 좋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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