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지 않은 밥상 - 농부 시인의 흙냄새 물씬 나는 정직한 인생 이야기
서정홍 지음 / 우리교육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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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서정홍 씨에게는 늘 호감이 간다. 

그의 시집에서도 따뜻함을 느꼈고, 농부시인의 행복론에서도 따뜻함을 느꼈다. 

그의 책을 읽으면 그 따뜻함에 마음이 포근해진다. 

그렇다고 그가 말하는 부끄러움이 없어지지는 않는다. 

부끄러움이 사람다움의 척도라면 부끄럽지 않은 밥상을 쓴 지은이에게 우리는 부끄러워해야 한다. 

그는 말한다. 내가 살기 위해 아니 살아남기 위해 앞으로 얼마나 많은 생명들을 괴롭히고 죽여야 할지 생각할수록 마음이 아픕니다(42쪽)라고. 하여 우리가 먹는 밥은 곧 하늘이고, 이는 최시형의 말을 빌리자면 하늘이 하늘을 먹는 것이다. 

하늘을 먹는 행위, 그건 곧 부끄러움이 없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자기 손으로 땅을 갈고 씨를 뿌려 가꿀(54쪽) 수  있어야 한다. 그 때서야 부끄러움이 없고, 서정홍 씨처럼 부끄럽지 않은 밥상을 차릴 수가 있다.  

그러나 우리는 많이들 땅에서 떠나 있다. 땅에서 떠나 있는 우리들은 밥상을 받을 때 부끄러움을 느껴야 한다. 밥상을 받을 때마다 부끄러움을 느끼면 내 밥상에 있는 하나하나의 것들에게 감사함을 가질 수 있다. 그 감사함이 농부에게까지, 자연에게까지 미치면 우리 사회는 조금 더 행복한 사회로 갈 수 있지 않을까. 

요즘 차도남(차가운도시남자), 까도남(까칠한 도시 남자)란 말이 유행하고, 이 말이 부정적인 뜻으로보다는 긍정적인 뜻으로 부러움을 담은 말로 쓰이고 있다. 하지만 반대로 촌사람이라는 말은 어떤가? 뭔가 모르는 사람, 부족한 사람이라는 뜻으로 많이 쓰이고 상대방을 비하할 때 쓰이는 말이 아니던가. 

이 책을 읽으면서 촌스럽다. 촌사람같다는 말을 함부로 쓰면 안되겠단 생각을 했다. 촌사람, 촌스럽다는 말은 자연과 하나가 된 자신의 노동으로 자신의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사람을 의미해야 하고, 이는 너무도 좋은 의미를 지닌 말이기 때문이다. 

하여 촌스럽다는 말을 비하하는 말로 쓰는 우리 사회의 풍습을 빨리 바꾸어야겠단 생각을 했다. 

그는 말한다. 

대안학교에서는... 어디 가더라도 제 앞가림을 하고 살 수 있도록 노동을 가르쳐야.. 사람은 사람과 어울려 땀 흘려 일을 하면서 참을성을 기르고, 사람을 이해하는 마음도 넓어지고, 노동의 소중함을 까달으며 조금씩 성숙해진다고.  (240-241쪽)

가장 좋은 방법은 노동 중에서도 자연과 접하는 농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노동에서 떠난 나같은 사람들. 이런 책을 읽을 필요가 있다. 

그는 또 이렇게 말했다. 

서로 나누고 섬기는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가려면 틈만 나면 좋은 책을 읽거나 좋은 사람을 만나야 합니다 (202쪽)  

그래 그렇다. 우리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 같지만, 사실 농촌에 있는 사람들보다도 훨씬 더 적은 사람들을 만난다. 하여 우리는 좋은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 내 기준에서 이 책은 참 좋은 책이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래서 우리는 읽어야 한다. 이런 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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