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라는 역설 - 역동과 통제, 첨단과 소외가 공존하는 복합 중국 읽기
박민희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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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중 시위가 있었다. 반중 시위가 아니다. 분명 혐중 시위다. 그렇게 중국이 우리나라를 위협하는 나라라고, 또 중국 스파이가 우리나라 정보를 빼간다고, 심지어는 중국이 우리나라 선거에까지 개입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중국인들은 우리나라에서 나가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시위를 한다. 그런데 과연 우리는 중국을 제대로 알고 있을까?


반중을 넘어 혐중이든 또는 친중이든 중국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국가 간의 문제는 어느 하나로 명확하게 나뉘지 않으니, 제대로 알아야 대응을 할 수 있다.


게다가 중국은 누가 뭐래도 미국과 함께 세계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나라 아닌가. 두 패권국이 세계를 좌지우지 하고 있는데, 만약 동아시아에서 미국과 중국이 충돌한다면 우리나라는 어떻게 될까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그만큼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고 있으며, 최근 AI개발과 같은 최첨단 과학기술에서도 미국이 세계적인 합의 또는 잠시 멈추는 일을 하지 못하는 것은 중국이라는 나라를 의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 패권국은 자신들이 멈추더라도 상대 국가가 멈춘다는 보장이 없기에, 그렇게 되면 힘의 균형이 깨지기 때문에, 마치 치킨 게임처럼 서로 멈추지 않고 있는 것.


이때 그냥 친중이다, 반중이다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혐중은 말할 것도 없고. 상황을 보고, 우리가 나아갈 길을 정해야 한다. 명분도 중요하지만 실리도 중요하고, 미국과의 관계도 중요하지만 가까이 있는 중국과의 관계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많은 도움이 된다. 친중도, 반중도 아닌, 중국을 오랫동안 취재해온 기자가 중국의 여러 모습에 대해서 쓴 글을 모았기 때문에...


그것도 과거의 일들이 아니라 최근의 일들과 관련된 중국의 모습, 그러한 중국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을 다뤄주고 있기에 우리나라가 나아갈 길과 관련해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이다.


여기에 더해 중국을 바라보는 관점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게도 한다. 중국이 최첨단 과학기술로 미국과 대등해지고는 있지만, 그만큼 사회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 기술이 발전하는 만큼 통제도 정교하게 이루어지고 있고, 시진핑의 집권이 오래되면서 많은 문제들이 드러나고 있다는 것도 보여주고 있다.


즉, 중국의 발전상과 패권국으로서 미국과 다른 행보를 보이는 면도 서술하면서, 그 이면에 있는 중국의 문제도 빠뜨리지 않는다.


중국이 부상하면서 '전 세계의 주요 사안들이 미국과 중국의 '강대국 간 빅딜'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리스크도 커졌다'(227쪽)는 말을 명심해야 하고, 그럼에도 '중국의 최우선 순위는 한반도에서 무력 충돌이 벌어지는 것을 막고, 북한 정권의 혼란스러운 붕괴도 막는 '한반도의 안정 유지'다.'(245쪽)는 말도 새겨들어야 한다.


이런 정책 방향에 따르면 중국이 우리나라를 전쟁으로 몰아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왜냐하면 중국이 미국과 경쟁을 하는 상황에서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난다면, 중국 역시 커다란 위험에 처하기 때문이다.


지금 중국은 미국을 넘어서기 위해서 힘을 쏟고 있다. 경제도 안보의 일부로 보고 있으니, 안보로 인해 통제와 집중이 더 심화되고 있다는 것, 하여 젊은 층의 취업난이 심각하고, 농민들 역시 생활이 힘들어지고 있으며, 사회 곳곳에서 감시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 등도 저자는 빼놓지 않고 있다.


이것이 세계 패권국으로 올라선 중국의 또 다른 모습이라고, 그럼에도 최첨단 기술에서는 미국을 거의 따라잡고 있다고, 또한 기술 자립, 특히 제조업을 포기하지 않는 것은 미국의 사례를 참고했기 때문이라는 말도 명심해야 한다.


우리 역시 제조업을 외국으로 많이 넘기지 않았던가. 미국의 전철을 밟지는 않겠지만, 기본 생산시설을 외국으로 옮기는 문제는 더 생각해 봐야 한다. 무엇보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우리는 어떤 길을 갈 것인가도 고민해야 하고. 그 점에서 이 책은 좋은 참고자료가 될 것이다.


'우리는 기존 질서가 무너지고 있지만 새 질서는 나타나지 않는 혼란의 시대로 들어가는 긴 터널의 입구에 이제 막 들어섰다'(306쪽)는 저자의 말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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