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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의 목소리 -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꺾이지 않는 마음, 현장의 이야기
모사브 아부 토하 외 지음, 파티마 부토 외 엮음, 이나현 옮김 / 돌베개 / 2026년 9월
평점 :
올해 노벨 평화상은 '나바네템 나비 필라이'가 수상했다. 공교롭게도 [가자의 목소리]를 읽고 있는 중에 들은 소식. 필라이가 누구인가? 누구보다 국제법을 중시한 사람이라고 한다. 일부 힘 있는 국가에 세계가 휘둘리는 것이 아니라 국제법을 준수하는 세계가 되기를 바란 사람이라고.
하여 필라이는 유엔 팔레스타인 점령지 독립 국제 조사위원회의 위원장으로 활동하며 가자지구와 관련한 인권 침해 및 국제법 위반 의혹을 조사했고, 이 조사위원회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군사작전과 관련해 집단학살에 해당한다는 결론을 발표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이스라엘은 끄덕도 하지 않고 있고, 가자에서는 여전히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 특히 어린아이들이 많은 피해를 받고 있는데, 학교는 물론이고 병원 또 가정집까지 폭격을 당하고 있는 현실이라고 한다. 여기에 음식물이나 물에 대한 통제가 심해서 가자지구 사람들이 지속적인 고통을 당하고 있다고.
그러한 고통 속에서도 희망과 사랑을 잃지 않는 사람들. 진실을 알리려 하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의 소리가 이 책에 담겨 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글이 가자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알리려 하고 있다. 그럼에도 미국을 비롯한 힘 있는 나라들은 가자지구 사람들의 고통을 모르쇠하고 있다. 아니, 그들은 알고 있지만 무시하고 있다.
이들이 이렇게 무시할 때 가자지구의 비극에 눈 감지 않고 국제법에 의해 해결하려고 했던 사람, 바로 그가 필라이라고 할 수 있다.
필라이에게 노벨 평화상을 준 것은 세계가 몇몇 강대국에게 휘둘리는 것이 아니라 세계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국제법을 더욱 강화하고, 준수하도록 해야 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팔레스타인, 특히 가자지구에 있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세계가 당신들을 잊지 않았다는 신호라고 할 수도 있고.
이 책에서 들려주고 있는, 외치고 있는 가자의 목소리가 적어도 세계의 지각 있는 사람들에게 가 닿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겠고.
[가자의 목소리]에서 오마르 바르구티의 말인 '왜 BDS가 중요한가'라는 글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팔레스타인 하면 하마스를 떠올리고, 무장투쟁, 테러를 먼저 떠올리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오히려 전세계인을 대상으로 비폭력 투쟁인 'BDS'를 벌이고 있다는 사실.
잘 모르고 있었는데, BDS는 보이콧, 투자철회 및 경제제재(Boycott,Devestment and Sactions) 운동의 약자라고 한다. 이스라엘을 돕는 기업, 단체들에 대해서 이러한 활동을 한다고 하는데, 이것을 미국에 적용하면, 반인권적인 또는 폭력적인 국가를 미국이 제재하는 것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다른 나라, 기업들을 경제, 정치적으로 제재하는 미국이 이스라엘에 대해서는 눈감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할 수 있는데, BDS운동은 팔레스타인을 중심으로 세계 사람들에게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을 알리고, 그것을 막기 위한 방법으로 이러한 제재를 함께 하자는 운동이다.
이런 운동도 테러라고 하는 억압을 하는 나라가 있다고 하니, 참... 그런데 이스라엘과 무기 거래를 하는 나라, 대표적인 나라가 미국이니, 그렇다면 미국부터 제재를 받아야 하지 않을까? 부끄럽게도 우리나라도 이스라엘과 무기 거래는 하고 있다는데...
무기 거래량이 얼마나 되는지는 국방 기밀이라고 공개가 안 되고 있다 하는데, 분명한 것은 이스라엘과 무기 거래를 하고 있다는 것. 그래서 우리나라 시민단체들이 이스라엘과 무기 거래를 하지 말라고 시위를 한 적이 있다는 사실을, 이 글을 읽으면서 떠올랐다. 부끄러운 일. 지금도 무기 거래를 계속 하고 있는지...
이런 식으로 묻혀 있던 가자의 진실을 알리려는 글들이 이 책에 실려 있다. 이러한 집단학살을 국제사회가 막지 못하고 있다니, 아니 막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눈 감고 있는지도 모른다. 서로의 이익을 위해서.
그러면 안 된다. 국제법이 존재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강대국이 세계를 좌지우지 못하게 하기 위한, 세계 평화를 각 나라들의 협력으로 이루기 위해서가 아닌가. 그런데 이러한 국제법을 무시하는 강대국을 어찌할 수 없는 현 상황을 생각하면, 그동안 많은 전쟁과 학살을 거쳐오면서 인류가 다시는 그러한 일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목적으로 만든 국제법이 무용지물이 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올해 필라이에게 노벨 평화상을 수여한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국제법의 중요성을 부각하고, 세계가 국제법을 준수하도록, 특히 몇몇 강대국의 힘의 논리에 세계가 끌려다니지 않아야 한다는 것 아니었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용어를 명확히 해야 현실을 바로 볼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 가자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테러 진압이 아니다. 집단 학살이다. 그리고 집단학살을 자행한 인물들은 범죄자이다. 그들을 세계 법정에 세워야 한다.
가자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 집단학살임을 생생하게 증언하고 있는 이 책. 이러한 가자의 목소리, 들어야 한다. 우선은 들어야 그 다음을 할 수 있다.
그 다음... 다음... '가자의 목소리'를 들은 다음... 바로 그 다음이 중요하다. 지금 세계는 가자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행동하지 않는다면, 더 큰 재앙 속으로 들어갈 수가 있다.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을 보라... 이것은 국제법을 준수하지 않고 힘의 논리가 통하는 세계의 모습이다.
우리는 그런 세계를 바꿔야 한다. 그 출발점에 [가자의 목소리]가 있다.
이 목소리들 중 슬픈, 너무도 슬픈 이 말들과 표... 무슨 말이 필요하랴.
그들은(이스라엘 사람들) 총구를 통해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보는 법을 배운다.(96쪽)
가자에서 아이들은 그 나이의 아이답게 살 수 없다. (142쪽)
가자에서 사상자들의 나이와 성별은 말 그대로 "요람에서 무덤까지"였다. (240-241쪽)

<모나 찰라비, '집단학살을 판단하는 방법', 13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