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구하는 가계부 - 따라 하다 보면 돈이 쌓이는 친환경 소비 라이프
최다혜.이준수 지음, 구희 그림 / 미래의창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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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참 더웠다. 기후가 확실히 안 좋은 쪽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온몸으로 실감할 수 있는 해였다. 더위뿐만이 아니다. 어느 나라는 추위로, 어느 나라는 홍수로, 어느 나라는 산불로 몸살을 앓았다. 이런 어려움이 일상이 된다면, 우리들의 삶은 갈수록 고단해지리라.


지금 고단해지는 것을 넘어 다음 세대에게는 고단함 정도가 아니라 고난과 재앙을 넘겨준다면, 그런 일은 우리가 해서는 안 된다. 미래의 자산을 지금 앞당겨 써버리면 그들은 어떤 자산을 지니고 지구에서 살아갈 수 있겠는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기후 변화 앞에서, 재앙이라는 말을 쓰고 싶지 않은 마음에 지금부터라도 무엇인가를 해야하는데, 이를 정부와 기업에게 맡기기만 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의지가 별로 없고, 이윤을 무엇보다도 먼저 생각하는 기업 역시 앞장서서 환경을 생각하는 생산을 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 책에도 나오는 '파타고니아' 같은 기업도 있지만, 아직까지 그런 기업은 예외다)


이 책은 이런 위기 의식 속에서 출발했다. 중국이 각국의 쓰레기를 받지 않겠다고 했다는 뉴스에서부터 시작한다. 중국과 쓰레기. 얼핏 연결이 안 되는 것 같지만 아니다. 지금까지 많은 쓰레기들을 중국이나 경제 발전이 안 된 나라에서 수입을 했었다. 그 덕에 부유한 나라들은 쓰레기 대란을 겪지 않을 수 있었는데...


이는 한 나라의 쓰레기를 다른 나라로 옮기는 것밖에는 되지 않았으니, 쓰레기의 총량이 줄지는 않고 오히려 더 느는 현실이었던 것이다. 그런 현실을 실감하도록 한 것이 중국의 쓰레기 수입 거부였고, (쓰레기라고 하기보다는 재활용품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할지도 모르겠지만, 어떤 나라는 정말로 쓰레기를 수입하기도 한다. 이때 수입은 쓰레기를 받고 그에 해당하는 수입을 얻는 것이다. 한마디로 돈을 받고 쓰레기장을 제공한다고 보면 된다) 이것이 우리나라에도 재활용품 수거 거부로 이어지게 되었다.


남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우리 이야기였던 것이다. 쓰레기 대란... 평소에 별 생각없이 분리배출을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분리배출을 할 수 없게 되니, 다 쓰레기가 되어 버리는 현실. 이때부터 저자들은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쓰레기를 줄여야 한다. 재활용을 한다는 명목으로 많은 물건을 구입했지만, 그것은 쓰레기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쓰레기를 눈에 보이지 않는 곳으로 이동시키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된 것.


이때부터 그들은 실천을 하기 시작한다. 안 쓰는 물건 정리하기부터. 안 쓰는 물건을 정리하는 일은 소비를 줄이는 일과 연결이 된다. 소비를 줄이면서 가능하면 오래쓰기, 바꿔쓰기... 우리나라에서도 한때 유행했던 (지금은 잘 쓰고 있지 않지만) '아나바다' 운동을 하게 된다.


꼭 필요한 물건만 사는 일, 중요하다. 이것이 쓰레기를 줄이는 가장 기본적인 행위다. 집 안에 있는 물건 중에 기억도 안 날 정도로 쓰지 않는 물건이 얼마나 많은지... 이들은 물건을 정리하면서 그것을 깨닫게 된다. 그러니 불필요한 소비를 자연스레 지양하게 된다.


이런 실천부터 일회용품 안 쓰기, 가능하면 채식에 가까운 식단 짜기, 산책을 할 때는 쓰레기 줍기(플로깅이라고 한다), 차는 가급적 잘 이용하지 않고 한 집에 꼭 필요한 한 대만 운용하기 등등.


자신들이 직접 실행했던 것들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들이 고난이 아니라 오히려 즐거움임을, 여기에 절약이 자연스레 되니 저축도 되고 있음을...


무엇보다 이 책은 비장하지 않다. 환경 운동이라고 해서, 지구를 지킨다고 해서 비장할 필요는 없다. 또 완벽할 필요도 없다. 완벽하게 실천하지 못하니 차라리 하지 않겠다고 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


이들 역시 가끔은 반(半-절반 반이라는 한자어를 쓰고 싶다. 反, 반대로하는 반이 아니라... 이들의 행동은 환경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는 환경을 생각하는 일탈이니까) 환경적인 행동도 하지만, 그것으로 포기하지 않는다. 천천히, 즐겁게, 그리고 꾸준히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을 해나가려 한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 비장함보다는 가벼움, 간혹 웃음을 머금게 된다. 그래, 환경을 생각한다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닌 거야.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되는 거지.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조금씩 조금씩 더 나은 행동을 할 수 있게 되고, 다른 사람들과도 함께하게 되겠지.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든다.


즐겁고, 유쾌하게,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일들을 소개하고 있어서 환경을 생각하고 실천하는 일이 특정한 소수의 인물에게만 가능한 것이 아님을 알게 해준다.


이러한 개인들의 실천과 더불어 정부, 기업 차원에서 환경을 생각하는 활동을 해야 한다. 파타고니아와 같은 기업이 필요하고, 각국의 정부는 환경을 살리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가 지구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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