듄 신장판 3 - 듄의 아이들
프랭크 허버트 지음, 김승욱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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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권이다. 이제 아이들의 시대다. 레토와 가니마. 그리고 폴의 여동생은 알리아가 벌이는 사건들.


폴에 의해 확립된 제국은 폴이 사라지면서 알리아가 섭정을 한다. 그리고 자신의 내면에 있던 소리에 잠식당한 알리아는 폴이 원하던 방향으로 나아간다.


듄이라 불리는 아라키스 행성도 마찬가지다. 이 행성에 물과 식물, 동물들이 돌아오고 있었지만, 지금 지구의 모습으로 말한다면 황폐한 사막이 숲으로 바뀌고 있는 상황인데, 그렇다면 좋아해야겠지만, 이 행성에는 사막이 없어지면 모래벌레들이 사라지고, 그렇게 되면 스파이스가 더이상 나오지 않게 된다는 문제점이 있다.


또한 풍요로 인해 사람들의 생활이 변해가고 있고, 정치는 점점 전제정치로 가고, 경제는 스파이스를 독점한 세력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2권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절대권력은 부패할 수밖에 없다. 이제 절대권력이 된 알리아는 자신의 뜻대로 하려고 한다. 절대권력자가 지니고 있는 불안감이 그의 내면 속에 존재하는 사악한 존재에게 자신을 맡기게 하고.


이번 권은 2권이 발표된 지 약 7년이 되어 발표되었다고 할 수 있다. 책에 1976년 출간이라고 되어 있으니. 그러니 작가는 2권에서 남겨두었던 일들을 3권에서 다루기 위해 많은 세월을 고심했으리라.


우리는 지구가 사막으로 변하는 것을 두려워하지만, 아라키스 행성은 사막이 숲으로 변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것은 바로 이 행성의 정체성을 위협하고, 또 스파이스가 나오지 않았을 때는 우주의 질서가 깨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아라키스 행성을 지구로 생각하면 안 될 일. 이를 지금 우리 상황에 빗댄다면 차라리 무분별한 화석연료의 채취로 그것이 고갈되는 상황을 상정하면 될 것. 인류 문명이 의지하고 있는 많은 연료들이 사라진다면 지금의 인류는 큰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기본적인 지구 생태계를 유지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기도 한데...


아라키스 행성도 마찬가지다. 알리아의 통치 기간에 다른 행성에 사는 존재들이 모래벌레가 된다는 모래 송어를 유출하려고 하고, 더 많은 스파이스를 채취하려고 하며, 아라키스는 점점 사막이 줄어들게 된다. 이는 모래벌레가 점점 사라진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스파이스를 만들어내는 모래벌레들이 사라진다면 프레멘들의 삶을 유지시켜주는 방어막이 사라진다는 말.


여기에 다시 폴을 신으로 모시는 종교가 발생하고, 이것을 깨뜨리려는 설교자가 등장한다. 무엇이든지 하나가 되었을 때의 위험. 그것을 소설은 계속 제시하면서 결정론을 깨뜨리려고 한다.


폴의 아이들인 레토와 가니마가 하고자 하는 일도 그것이다. 그렇지만 그것이 쉽지 않다. 이들에게도 알리아와 같은 과거의 존재들이 내부에 들어있기 때문이다. 이 과거의 존재들을 통제할 수 없다면 이들 역시 알리아와 같은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하여 이들은 자신들만의 길을 걷기로 하고, 레토는 죽음을 가장한 채 자신의 길을 간다. 마찬가지로 가니마 역시 남아서 자신의 길을 가고, 나중에 만나기로 한다.


레토의 각성을 통해 지금까지의 체제를 뒤집을 수밖에 없다는 결론. 그것이 또 제국을 위험에 빠뜨리는 전쟁을 벌일 수밖에 없지만, 그렇게 전복을 시켜야지만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다고 한다.


폴은 지하드의 전쟁을 보았지만 레토는 그보다 더한 전쟁을 본다. 그리고 그 전쟁이 제국을 파괴할 거라는 것도 한다. 이 파괴가 있어야지만 다시 시작할 수 있음을 인식하고 그 길을 가려는 레토.


파괴한 다음에 건설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과 결심이 필요하다. 가야만 할 길이기에 레토는 그 길을 선택한다. 자신의 내면에 있는 존재들을 이겨내고.

 

폴의 제국을 이어받을 존재가 되는 레토. 하지만 레토는 초인적인 힘을 얻는다. 이는 인간의 범위를 벗어났다는 것. 소설은 여기서 끝나지만 인간이 아닌 레토가 제국을 계속 다스릴 수는 없는 일일테고.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 우리 내면에 있는 수많은 소리들을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지, 또한 인간이 미래를 본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생각하게 해주고 있다. 여기에 초인적인 능력을 지닌 존재들을 보여주어서, 이 소설과 많은 다른 문화예술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3권은 1권만큼 흥미진진하다. 2권의 속도가 조금 느려졌다고 느껴졌다면.


이렇게 소설은 4권으로 넘어간다.


기억하고 싶은 구절들을 아래에 적는다.

미래는 분명하게 아는 것은 그 미래의 덫에 절대적으로 갇히는 것. - P166

무지에도 나름대로 장점이 있습니다. 뜻밖의 일들로 가득찬 우주가 바로 제가 바라는 거에요. - P167

어떤 일은 끝이 있을 뿐 시작이 없습니다. 시작만 있고 끝은 없는 일도 있죠. 그건 모두 그 일을 바라보는 관찰자가 어디에 서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 P180

자기기만의 교훈을 지나치게 잘 배운 자들은 그 기만때문에 사멸할 것이다. - P191

통치자에게 필요한 것은 감수성 뿐이오..... 훌륭한 정부는 법률이나 선례가 아니라 누구든 그 정부를 다스리는 사람의 개인적인 자질에 달려 있소.

- P 203

인간의 정신을 본뜬 기계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
- P250

확실성이 절대적인 미래를 절대적으로 아는 것이라면 그것은 변장한 죽음을 뿐이다! 그런 미래는 ‘지금‘이 된다. - P402

절대적인 지식을 주장하는 것은 괴물이 되는 것이오. - P478

지식은 불확실성의 가장자리에 있는 끝없는 모험이오. 인생은 풀어야 할 문제가 아니라 경험해야 할 현실이오. - P479

나를 통해서 너희와 그들은 혼돈에서 탈출하는 유일한 길을 찾게 될 것이다. 그 길은 ‘살아감으로써 이해하는 것‘이다. - P499

훌륭한 신민들은 반드시 죄책감을 느껴야 하지. 죄책감은 자신이 실패했다는 감정으로 시작되오. 뛰어난 독재자는 민중들이 실패할 기회를 많이 제공해준다오. - P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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