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 - 밀레니얼 세대는 세상을 어떻게 이해하는가
정지우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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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에 동의한다. 작가는 그동안 쓰고 싶은 글을 써왔다고 한다. 이는 즐거운 일이기도 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에 실린 글들은 쓰고 싶은 글이라기보다는 써야만 하는 글이라고 한다. 써야만 한다는 말은 당위다. 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은 일. 그런 일은 해야 한다. 이 책에 쓰인 글도 그런 의미에서 쓴 글이라고 할 수 있다.


'매시절 나는 가장 쓰고 싶은 글을 썼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내 마음에서 우러나와 쓰고 싶은 즐거움으로 쓴 것들이라기보다는, 반드시 써야만 한다는 요구를 느끼면 쓴 것들이다. 내가 원하건 원치 않건 이 이야기는 반드시 해야만 한다. 이 이야기를 하지 않고 그냥 지나가서는 안 된다.' (4-5쪽)


이런 각오로 쓴 글이 실린 것이 바로 이 책이다. 그러니 이 책은 우리 사회를 바라보는 저자의 관점이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부제로 '밀레니얼 세대는 세상을 어떻게 이해하는가'라고 되어 있지만 지금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문제가 과연 밀레니얼 세대만의 문제인가 하면 그것은 아니다고 할 수 있다.


지금 우리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모두에게 해당하는 문제다. 젊은이들이 N포세대라고 자조하는 말을 하는 것이 어찌 젊은이들만의 문제겠는가? 그런 문제가 발생한 사회의 문제이고, 이런 문제는 세대를 막론하고 함께 풀어가야 할 문제다.


함께 풀지 못하고 세대로 국한지어 이야기하다 보면, 자연스레 세대 갈등으로 넘어가게 된다. 그것은 해결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문제 넘김이다. 


세대 갈등으로 가면 서로의 기득권을 놓치지 않으려 하고, 그러한 기득권을 두고 땅따먹기 식으로 정해진 땅을 빼앗는 방식으로 갈등이 전개될 수밖에 없다.


세대 갈등에 이어 젠더 갈등까지 이러한 땅따먹기식 갈등은 서로가 서로를 갉아먹을 뿐이다. 그들을 그렇게 갈등하게 만든 구조를 볼 수 있어야 한다. 함께 그 구조를 바꾸려고 해야지, 거대한 구조를 그대로 놓아둔 채로, 나만 아니면 돼 식으로는 해결이 되지 않는다.


그것은 해결이 아니라 나의 문제를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 이 책은 그러한 문제점을 잘 지적하고 있다. 그리고 세대 문제로 넘겨서는 안 된다고 한다. 젠더 갈등도 마찬가지다. 젠더의 문제가 아니다.


저자는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문제들을 언급하면서 그것이 세대 갈등으로는 해결될 수 없음을, 마찬가로 젠더 갈등으로도 해결되지 않음을 조리있게 설명하고 있다.


서로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임을, 그러한 점을 깨닫고, 우리를 여러 집단으로 갈라치지기 전에 먼저 인간임을, 이 세상을 함께 살아가는 인간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한다.


나의 문제 해결이 너의 문제로 넘어가서는 안 된다. 나와 너가 직면한 공동의 문제를 인식해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함께 해결하려 해야 한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세대로 나뉘기 전에, 성별로 나뉘기 전에, 빈부로 나뉘기 전에 우리는 모두 같은 인간이다. 인간이 겪어야 할 일들을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한다. 그래서 자신의 이익 너머를 볼 수 있어야 한다.


저자가 언급하고 있는 일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하나 음미하면서 읽을 수가 있다. 우리가 살아야 할 세상이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이 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나와 같은 사람들이 함께 살고 있음을 인식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다양한 갈등의 사례가 언급되고 있지만, 결론은 이렇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상태만 유지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저자의 말로 결론을 대신한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이 가치 있는 존재이기를 바란다. 다른 누군가에게서 가치와 필요를 얻고, 그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확인한다. 서로 의존하며 기대는 힘으로 강해지고 삶의 충만함을 느낀다. 대체로 우리에게는 거대한 것이 필요하지 않다. 사회에서 대단한 역할을 하며 칭송받을 필요까지는 없다. 그저 서로의 세계가 되어줄 한 사람이면 우리의 삶은 유지된다.' (3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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