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치핀 -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존재
세스 고딘 지음, 윤영삼 옮김 / 라이스메이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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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세상에 경전이 많다. 경전이 한 권이라면 아마도 세상 사람들이 싸울 일이 없겠지. 하지만 그 많은 경전들을 관통하는 내용이 다 다를까? 몇몇은 다르기도 하다. 유일신, 나 이외의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는 경전처럼 다른 종교를 배척하는 경우도 있지만, 다른 신에 대한 언급을 제외하고 경전이 설파하고 있는 인간들이 실천해야 하는 내용을 보면 대동소이하다. 


그러니 어떤 경전을 읽고 그 경전대로 행동하는 사람이 많다면 세상은 자비와 사랑과 평화가 넘치게 될 것이다. 상대를 비방하기보다는 받아들이고, 어려운 사람이 있으면 내 일처럼 돕고, 자신을 항상 뒤돌아보고 개선하려고 하며, 나의 이익보다는 공동체의 이익을 먼저 생각할 것이다.


[린치핀]이란 이 책도 마찬가지다. 경전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경전에 비유하기가 너무 거창하다면 교과서에 비유하면 된다. 물론 이 책에서는 학교를 비판한다. 학교에서는 린치핀이 아닌 톱니바퀴를 양산한다고 하니까. (학교에서 배운 대로 톱니바퀴가 되는 길밖에 없다. 이는 곧 실패를 의미한다. -431쪽)


교과서란 말은 틀에 박힌이란 의미로 많이 쓰이니, 틀을 벗어나자고 주장하는 이 책의 취지와는 맞지 않으니 빼자. 경전이 맞다. 경전은 순응을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알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전은 단순히 순응을 가르치는 책이 아니다. 오히려 순응이 아니라 경전대로 살아간다면 세상을 바꾸는 힘을 얻을 수 있다. 


기독교만 보아도 그렇다. 루터의 종교개혁, 이는 경전에 충실하고자 하는 노력 아니었다. 불교는 인간의 평등을 주장하면서 계급으로 나뉘어진 사회를 비판했다.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는 불교 교리는 바로 혁명적이다. 누구나 소중한 사람임을 이야기하고 있다. 유교 역시 마찬가지다. 공자의 사상이 순응을 이야기한다고 하지만 맹자를 보라. 왕을 쫓아낼 수 있는 근거를 제기하고 있지 않은가. 결국 사람답게 사는 방법, 그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놓은 책들이 경전이다.


이런 점에서 경전은 우리 삶에 많은 도움을 준다. 왜 [린치핀]이란 책을 이야기하면서 경전을 들먹였냐고? 그것은 이 책이 바로 경전과 같은 소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읽으면 구구절절 옳은 말들이다. 이렇게 살아야 한다. 이런 자세를 지녀야 한다. 그래야 린치핀이 되고, 이 사회에서 우리는 톱니바퀴가 아니라 린치핀으로 살아야 한다고 한다. 특히나 인공지능이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이 시대에는 대체불가능한 린치핀이 되어야 한다고...


린치핀은 <다음 백과사전>에서 검색해 보니 다음과 같이 풀이되어 있다.


린치핀은 마차나 수레의 바퀴를 고정시키기 위해 축에 꽂는 핀으로서 안보 ・ 외교적으로 구심점 역할을 하는 핵심 국가를 일컫는 말로 쓰인다. 미국은 린치핀이란 용어를 미국 ・ 일본 간 동맹 관계에서 주로 쓰다가 오바마 행정부인 2010년 6월 캐나다 토론토에서 처음으로 한미동맹 관계를 린치핀이라고 표현했다. (출전 : 린치핀 - Daum 백과)


영어 사전을 보면 linchpin : 1. 바퀴를 굴대에 고정시키는 핀 2. 중핵을 이루는 중요인물 3. 급소라고 나온다.


그렇다면 린치핀은 중요한, 빠져서는 안 될 인물이라고 보면 된다. 현대사회에서 대체불가능한 인물이 바로 린치핀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떻게 해야 린치핀이 될 수 있는가?


많은 방법이 - 이 책에서는 방법이라기 보다는 방향이라는 말이 더 어울리겠다. 구체적인 기술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그래야 한다는 방향을 보여주고 있으니 - 있지만, 그 방법은 경전에서 말하는 것과 비슷하다.


즉, 실천은 개인의 몫이라는 말이다. 아무리 좋은 말이 경전에 쓰여 있어도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한 린치핀이 되는 방법을 읽고 머리 속에 간직해도 실천하지 않으면 그것으로 끝이다. 그러니 이 책은 경전이다.


하지만 경전에도 우리가 기억하는 문구들이 있기 마련이니, 이 책의 저자가 말한 린치핀이 되기 위한 자세 몇 가지를 언급하고자 한다. 물론 학교에서는 절대로 가르치지 않는 것이고, 저자는 학교의 교육은 톱니바퀴를 양산하지 절대로 린치핀을 길러내지 못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하긴 경전을 학교에서 배우지는 않으니까...


린치핀이 가진 일곱 가지 능력이라는 장을 기억하면 된다. 적어도 이런 능력을 키우려고 노력하면 되니까...


1. 조직 구성원들이 접촉할 수 있는 고유한 통로를 만든다.

2. 고유한 창의성을 발휘한다.

3. 매우 복잡한 상황이나 조직을 관리한다.

4. 고객들을 이끈다.

5. 직원들에게 영감을 준다.

6. 자신의 분야에 깊은 지식을 제공한다.

7. 독특한 재능을 지닌다.  (417-418쪽)


이런 말들을 뭉뚱그릴 수 있는 말이 '관계, 예술, 선물'이라는 말들이다. 이 세 단어는 이 책에 많이 나온다. 


관계는 중요하다. 기술보다 중요한 것이 관계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 진심을 다한 만남, 이런 만남은 선물이다. 선물은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 좋아서 준다.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좋은 것, 그것이 선물이다. 이런 선물을 주는 자세, 그것은 기술이 아니라 예술이다. 자신의 삶을 사랑하고, 그런 자신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것, 즉 관계에서 예술은 선물로 나타나게 된다.


[린치핀] 이 책을 읽으면서 지금 나는 린치핀인가, 톱니바퀴인가를 계속 생각하게 된다. 지금까지 내가 해온 행동들은 린치핀에서 멀어진 행동들이 아니었나. 내 삶도 린치핀이 아닌 톱니바퀴에 불과하지 않았나, 언제든 대체가능한 존재가 나 아니었나 하는 생각에 씁쓸한 마음도 들었지만...


이 책의 저자가 말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아야 한다고 하니, 그것이 린치핀이 되는 가장 기본이라고 하니, 어쩌면 이 책은 내가 처해 있는 현실을 볼 수 있게 해주었다고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 다음은 내가 해야 할 일이다. 


경전이 아무리 좋은 소리해도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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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모모 2024-01-09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천하는 움직임이 되는 오늘이 되도록 !!! 다짐해 봅니다.

kinye91 2024-01-09 10:52   좋아요 0 | URL
아는 것보다, 실천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 요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