톈안먼 사건 - 1988~1992년 덩샤오핑 시대의 중국 3
조영남 지음 / 민음사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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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샤오핑' 내게는 그냥 '등소평' 그는 '부도옹'이라고 불렸다고 알고 있는데... 부도옹(不倒翁), 넘어지지 않는 사람... 그렇다. 그는 마오쩌뚱과 더불어 중국 혁명을 했던 사람. 그럼에도 마오에 의해 쫓겨났던 사람. 다시 문화혁명 이후 복귀에 중국 최고지도자가 된 사람.


그는 작은 키에 담배를 엄청 피웠다고 들었다. 그렇지만 작은 거인이라는 말이 어울리게 그는 크디 큰 중국이 현대화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물론 그의 잘못도 있었지만.


덩샤오핑은 마오를 평가하면서 '공칠과삼(功七過三)'이라 했다고 한다. 그런 평가가 자신에게도 이루어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을까? 아니면 그는 자신에게는 잘못이 30%는 안 되었다고 생각했을까?


덩샤오핑 하면 떠오르는 말이 있다. 쥐를 잡는 데는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상관이 없다는 소위 흑묘백묘( 黑猫白猫)론.


여기서 쥐는 바로 국민들의 빈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 국민들의 빈곤을 해소하는 데는 사회주의냐 자본주의냐, 시장이냐 통제냐 하는 것에 매몰되지 말고 무엇이 진정으로 경제를 살릴 수 있는지를 생각해서 그 방법을 밀고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논리로 그는 시장경제를 밀어붙였다고 한다. 경제 개방을 실시하고, 이윤을 허용했으며, 높은 경제성장률을 목표로 삼았다고 한다.


몇몇 도시를 경제특구로 지정해서 경제성장을 도모했고, 어느 정도 성과를 보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 성과는 몇몇 도시일 뿐이다. 중국 전체는 아니다. 이미 성장의 맛을 본 사람들에게 자신들은 성장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보게 할 뿐이다.


여기에 경제성장이 어느 정도 이루어지면 정치 분야에서 민주화에 대한 요구가 생겨나기 시작한다. 독재와 시장이 함께 가는 경우는 없기 때문이다. 즉 시장이 형성이 되고, 시장이 경제의 중심이 되면 자연스레 정치에 대한 관심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 정치와 무관한 시장은 없기 때문이다.


특히 처음에는 고도성장을 이루기 쉽지만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면 정체되기 마련이다. 이때 시장에 간섭을 하는 정치가 걸림돌로 작동하기 시작한다.


덩샤오핑의 시대 후반에 중국은 이런 상황에 도달한다. 공산당의 지도를 포기하지 않는 보수파는 전면적인 경제 개혁보다는 보수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려 한다.


성장률을 낮추고, 공산당의 지도력을 더욱 강화하려는 방향. 여기에 반발이 있을 수가 없다. 지금까지 나아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가라고 하면 반발이 생긴다. 중국의 80년대 후반이 그렇다고 봐야 한다.


지금도 중국에서는 언급할 수가 없는 '천안문 사건'이 이때 벌어진다. 개혁파와 보수파의 갈등도 있지만, 현대화된 중국에서 경제만이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개혁을 요구하는 세력과 경제 분야만으로 국한시키려는 세력의 갈등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전면적인 개혁을 주장하는 세력은 학생들일 경우가 많다. 상대적으로 많은 정보를 얻고, 또 자유로운 상황에 있는 학생들. 여기에 이상을 추구하는 나이까지 합쳐지면 학생들은 지지부진한 개혁에 대해 비판적일 수밖에 없다.


또한 그 원인을 정치에서 찾게 된다. 이들은 정치 민주화를 주장하게 된다. 그것이 자본주의적 사고라기보다는 법에 의한 통치를 주장하는, 부패한 권력에 대한 비판이라고 해도 정부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하물며 자신들의 정통성을 확신하지 못하는 집단에서랴... 이 책을 읽으면서 '천안문'과 '광주'가 자꾸 겹쳐지는 이유가 뭘까 했는데... 읽으면서 많이 불편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을 겪었기 때문에...


국민을 위해야 하는 군대가 국민에게 총구를 겨눴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정통성을 상실한 일이고,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기에... 그래서 발포 명령을 내린 책임자를 처벌해야 하는 일은 당연한 일이 되는데... 중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여전히 천안문은 금기 사항이다. 왜냐하면 책임자를 처벌할 수 없기 때문이다. 책임자를 처벌한다면 그들의 정통성을 부정하기 때문이다. 덩샤오핑이 책임을 질 수밖에 없는데, 이는 덩샤오핑에 대한 비판만이 아니라, 그 이후의 지도자들에게도 해당하기 때문이다.


이를 '과(잘못)'라고 하자. 얼마나 될까? 아마 덩샤오핑도 자신이 비판하고 옹호했던 마오와 같은 평가를 받지 않을까. 여전히 중국에서는 마르크스-레닌주의와 모택동 이념, 등소평 이념이 지도 이념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하니까.


이 책은 덩샤오핑 시대를 다룬 것 중에서 마지막 시기에 해당한다. 중국의 개혁 개방이 위기에 처했다가 다시 실시되는 과정... 이 과정에서 일어난 여러 사건들, 지도자들 간의 갈등들에 대해서 여러 자료를 통해 서술하고 있다.


무조건적인 비판이 아닌, 찬양이 아닌 자료를 통한, 역사를 통한 덩샤오핑 시대의 공과 과를 살피고 있어서 중국 현대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특히 '천안문 사건'에 대해서는 여러 자료를 정리해주고 있어서 잘 알려지지 않은 그 사건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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