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과 함께하는 삶 - 사람과 동물이 공유하는 감정, 건강, 운명에 관하여
아이샤 아크타르 지음, 김아림 옮김 / 가지출판사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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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과 함께 하는 삶.


공감이 있는 삶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 때 동물과 교감을 하기 쉽다는 사실은 '샬롯의 거미줄'이란 동화를 보아도 알 수 있지만, 아이들이 하는 행동을 관찰해도 알 수 있다.


많은 아이들은 동물과 대화를 한다. 그리고 동물과 함께 있으면서 정서 안정도 얻는다. 그런 모습이 과연 아이들에게만 해당할까?


이 책은 아니라고 한다. 동물과 교감을 하면서 마음의 안정을 얻는 것은 아이고 어른이고 마찬가지다. 자신을 들여다볼 기회를 동물과 함께 하면서 얻는 경우가 많다.


자, 이 경우를 보자. 태풍이나 허리케인 또는 지진과 같은 재난상황이 닥쳤을 때 함께 지내던 동물을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문제에 봉착한다. 구조대원들은 동물을 외면하고 사람만을 구하려 한다. 동물을 구할 여력까지는 없다고 하면서. 그런데 동물과 함께 피난하지 못한 사람의 경우에 또다른 고통을 겪는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또 가정폭력을 겪는 사람들이 대피소에 가지 않는 이유가 자신과 함께 사는 동물에게 있다고 하는 이야기도 있다. 자신만 대피소에 가면 함께 있던 동물이 학대를 당해 죽을 수 있기 때문에 차라리 그 동물과 함께 남아 있기를 선택한다고...


이 두 경우의 해결책은 힘들지만 단순하다. 사람을 구조할 때 동물도 함께 구조할 방법을 훈련하면 된다. 또한 대피소에 동물도 함께 지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면 된다. 비록 쉽지는 않지만 미국에서는 이미 그렇게 하고 있는 곳이 있다고 한다.


이밖에 군대에서의 폭력으로 겪는 트라우마 문제도 동물과 함께 지냄으로써 심신의 안정을 취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하고, 폭력적인 심성을 지니고 그를 행동으로 옮긴 교도소의 재소자들에게도 교도소에서 동물을 함께 지내게 했을 경우 재소자들의 정서 함양에 도움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이 책에 나온다.


그렇게 동물은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해주고, 용기를 북돋아준다. 이것이 바로 공감의 힘이다. 그 점을 이 책에서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세상에 아름다움과 친절함, 웃음을 선사한 이런 사람들이 나를 구한다. 그들이 결국에는 우리 모두를 구할 것이다.' (266쪽)


'공감능력이 우리에게 힘을 준다. 우리는 서로 공감하면서 신념과 자신감, 용기가 생긴다.' (311쪽)


이 점을 거꾸로 살피면 동물학대는 살인으로까지 가는 경우가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폭력에 대해서 둔감해지기 때문인데, 자신이 동물학대를 하지 않더라도 동물을 죽이는 도살장에 근무하는 사람들의 경우에도 트라우마는 물론 폭력성을 노출하기도 한다고 한다.


동물학대나 도살장에 근무할 경우, 그 동물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의도적으로 숨기거나 합리화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는데...


'...대부분의 경우 인간은 동물에게 해를 끼칠 때 발생하는 갈등을 해결하고자 자신의 공감능력을 짓밟는다. 우리는 이런 공감이 약점이라 여기고 마음을 단단히 먹는다. 하지만 문제는 공감능력이 실제로 사라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죽였다고 여겼지만 아직 살아 있는 잡초처럼, 공감능력은 우리 마음 깊숙이 파고들어 뿌리를 내린 채 다시 모습을 드러낼 시기와 장소를 기다린다.' (248쪽)


'슬픔과 절망, 트라우마는 전염된다.' (262쪽)


이 책은 이렇게 정리하고 있다. 언젠가는 트라우마로 드러나게 되니, 동물학대를 하지 못하도록 사회가 막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여기에 지금 동물은 또 하나의 가족이라는 인식이 자리를 잡고 있으니, 가족을 학대하는 경우는 범죄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지 않은가. 


이런 학대를 막는 길이 바로 공감이며, 동물에 대한 공감능력을 높이고 발휘해야 한다. 그래야 동물학대만이 아니라 사회를 폭력으로부터 막는 방법이 된다.


'모든 학대는 공통점을 지닌다. 학대는 침묵 뒤에 숨는다. 침욱을 깨고 목소리를 내야만 그것은 가면을 벗고 정체를 드러낸다.' (311쪽)


저자는 동물과 함께 하면서 그 동물로 인해서 자신이 부당한 일에 목소리를 내게 된 과정을 이야기해주고 있다. 동물과의 공감이 자신을 사랑하게 하고, 부당한 일에 저항할 수 있게 했으니, 이것이 동물과 함께 하는 삶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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