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두 번째 빅이슈. 그동안 만나왔던 이야기들이 이번 호에는 없었다.


  노숙인들 이야기, 사라지는 건물들 이야기 등등. 그럼에도 그렇게 다름을 느끼지는 못했다.


  여전히 빅이슈에서는 따뜻함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서 이 따스함은 다른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고, 행복을 주고 희망을 갖게 한다.


  빅이슈를 읽는 사람들이 빅이슈에서 그러한 위안과 희망을 얻었으면 좋겠다. 적어도 내게는 그런 역할을 하는 잡지니까.


뜨개질에 관한 글이 실렸다. 뜨개질, 실과 실이 만나 다른 존재로 변한다. 실이 주는 감촉도 좋지만, 그것들이 만나서 옷이 되거나 다른 종류의 존재가 되어도 좋다.


우선 느낌이 좋고 또 우리를 따스하게 품어준다는 감정을 지니게 하니까. 사람들 사이도 그렇지 않겠는가. 우리는 모두 하나의 실일 수가 있다.


실 종류가 다양하듯이 사람 역시 다양하고, 그 실들이 모여 다른 형태로 변하듯이 사람들도 서로 관계를 맺으며 다양한 모습의 삶을 만들어간다.


가끔 뜨개질을 하다가 잘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너무 서두르다가 또는 잘 몰라서 실수를 할 때가 있는데, 그 실수를 그냥 덮고 넘어가는 경우 완성된 물건에서 그 흠을 발견하게 된다.


아주 작은 흠이라고, 그냥 무시해도 될 흠이라고 생각해서 고치지 않고 진행을 했는데, 결국은 그 흠으로 인해서 그 물건과 멀어지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그래서 뜨개질을 잘못했을 경우, 잘못된 부분으로 돌아가 그 부분부터 다시 시작한다고. 그러면 조금 느려질지 모르지만 더 만족하는 물건을 만나게 된다고. 우리 삶도 역시 그렇지 않은가.


실수를 인정하기 힘들어 그냥 넘어가는 경우에, 그 실수로 인해서 더 큰 잘못을 저지르는 경우. 실수인 줄 알았으면 바로 고쳐야 한다. 더 진행되기 전에.


이런 뜨개질 글을 읽으면서 우리나라 정치인들에게 과제를 내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뜨개질에 남녀 구분이 있다는 말은 하지 말자. 누구나 할 수 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할 수 있는 일이 뜨개질이니.


국회의원들과 행정부 또는 사법부 사람들, 소위 말하는 고위층에 있는 사람들 한 해에 한 번씩은 뜨개질을 해서 완성된 작품을 제출하게 하는 의무 법안. 꿈같은, 말도 안 되는 법안이라고 하겠지만, 이들이 이런 과정을 통해서 작은 실수가 불러오는 결과, 또 그 실수를 그때 그때 바로잡아야만 더 큰 잘못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깨닫게 해야 하지 않을까.


그들이 지니는 수많은 권리에 이 정도 의무를 더하는 일이 그리 힘든 일일까? 하긴 다른 일들로 너무도 바쁘신 분들이 한가하게 뜨개질이나(?) 하라는 의무 법안이 있다면, 입법부에서부터 당장 그 법안을 상장하지 않겠지. 무슨 돈키호테 법안이냐고 하겠지.


하지만 빅이슈 이번 호 뜨개질에 관한 글 읽어보라.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호에는 이런 뜨개질에 관한 글 말고도 생각을 하게 하는 글들이 역시 많다. 다른 호들과는 다른 방향의 글들이지만, 방향은 다를지라도 추구하는 지점은 비슷하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 모두의 삶이 따스하게 유지되길 바라는 마음. 그러한 마음이 빅이슈 이번 호에 담겨 있다고 느껴진다. 새해에는 좀더 따스하고 평안한 삶들을 누릴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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