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오지 않을 듯하다가, 며칠 동안 혹독한 겨울살이를 했다. 갑자기 추워져서 그런가, 몸이 견디기 힘들었다. 독감에, 코로나에, 세상에 유행하는 질병들이 우리를 에워싸고 있는데, 이럴 때 따스한 방안에서 몸을 녹일 수 있는 사람들은 작은 행복이나마 느낄 수 있다.


  그런데 그런 방을 얻을 수 없는 사람은? 그들에게 겨울은 생존이 걸린 문제다. 주거의 문제. 이것은 생활이전의 생계다. 생존이다.


  적어도 국민들 생존은 해결해줘야 하는 기구가 국가 아닌가 하는데, 여전히 노숙인들이 많고, 자기만의 방을 얻지 못한 사람들도 많으니...


  지금보다 더 혹독한 겨울이 오면 그들이 어떻게 지내라고. 빅이슈 288호를 읽으면서 여성 홈리스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자신의 몸을 누일 공간, 자기만의 방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생각해 봤다.


이번 호에는 인터뷰 기사가 많다. 사회 각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내가 경험하지 못한 일들을 다른 사람의 말을 통해서 경험하게 해주는 일.


그리고 그들이 빅이슈의 취지에 공감하고 동참하고 있다는 사실에도 위안을 느낀다. 여러가지로 돌봄이 필요한 사람들, 그들이 마냥 받는다고만 생각해서는 안 될텐데.


이번 호에서 특히 생각해보고 싶은 글은 '돈이 필요 없는 마켓, 가능해'(64-67쪽)이다. 보틀팩토리에서 운영한 '바꾸장'이라는 활동을 한 사람에 대한 인터뷰인데...


돈이 만능인 시대. 모든 것을 돈으로 환산하는 시대에 돈이 없어서 재미있게 행복하게, 그리고 부족함 없이 충분히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한 글이다.


세계 도처에서 굶주리는 사람, 물자 부족으로 고통을 겪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만큼 또는 그보다 더 버려지는 음식, 넘치는 물자들이 있지 않은가. 분배의 문제, 균형의 문제인데... 이를 다시 돈으로 환산하면 분배나 균형에 문제가 생긴다.


돈이 개입되지 않고 필요를 바꿀 수 있을까? 예전에 유행했던(?) 지역화폐를 이 '바꾸징'이 이어받았다고 보면 된다.


딱 그때만 쓸모있는 '바꾸'라는 화폐. 이는 교환가치를 지니고 있지만, 철저하게 그 장소, 그 시간에만 통용이 된다. 그 장소와 그 때를 벗어나면 '바꾸'라는 화폐는 그냥 종이에 불과해진다.


그렇다면 자신에게 필요한 물건을 구입할 수밖에 없고, 이 '바꾸'를 얻기 위해서는 쓸모있지만, 내게는 쓸모없는 물건을 '바꾸'와 교환해야 한다.


이는 교환가치를 활용하지만 사용가치를 우선에 두고 있는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활동이 많아지면 쓰지 않는 물건이 많이 줄테고, 기존의 돈을 떠나서 정말로 필요한 사람에게 물건이 갈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빅이슈가 추구하는 일도 바로 이런 일이겠지. 사람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무엇을 채우게 해주는 역할. 


추운 겨울에 다리를 뻗고 누울 수 있는 방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 그런 역할. 빅이슈가 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차가운 겨울, 따뜻한 온기를 전해주는 빅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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