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중국사 1 - 중국 고대부터 전한시대까지 이야기 역사 11
김희영 지음 / 청아출판사 / 199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단편적으로 알고 있는 중국 역사에 대해서 처음부터 개괄적으로 훑어보기로 했다. 어려운 전문서적을 읽기는 힘들다고 생각해,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을 고르기로 했다.


사실 역사책을 쉽고 재미있게 읽으려면 문화사보다는 정치사를 읽는 편이 좋다. 숱한 인물들이 갈등하고 해결이 되는 과정을 읽는 일은 소설을 읽는 일만큼이나 흥미진진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 이야기 중국사 책은 문화, 경제를 다루기도 하지만 주로 정치를 다루고, 정치 사상을 깊게 다루기보다는 인물 중심으로 서술하고 있기에 중국의 역사를 개괄적으로 훑는데는 적격인 책이다.


그동안 역사적 사실로 밝혀진 내용들이 있어 개정이 되어야 할 내용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정치적으로 일어났던 사실들은 바뀌는 경우가 별로 없고, 그 사실에 대한 해석에는 차이가 있을지 몰라도 일어난 일 자체는 바뀌지 않는다.


세세한 내용은 이 책을 읽은 다음에 채워넣어도 된다는 생각을 하면서 읽는데, 중국 고대 역사에서 요 임금, 순 임금까지는 신화와 혼동이 되어 있으니, 많이 들어본 일화들이 이 책에도 많이 실려 있다.


그동안 알고 있었거나, 잊혀졌던 일들을 읽으면서 다시 떠올리게 된다. 요-순 시대를 지나 이제 하나라, 은나라 일이 서술되고 있다.


물길을 잡은 우 임금 이야기, 폭군의 대명사가 된 걸, 주 임금 이야기, 그리고 그들을 멸망으로 이끌었던 미녀, 경국지색이라는 말을 만들어낸 말희, 달기 이야기...


그 다음은 주나라다. 문왕과 무왕은 우리나라 조선 시대 지식인들이 추종했던 인물이고, 이 주나라의 법도를 따르려고 했던 공자가 다음 시대에 나오게 되니, 주나라 이야기에 이어, 춘추전국시대 이야기가 이어진다.


수많은 고사성어를 만들어낸 춘추전국시대. 그리고 제자백가로 중국 철학을 대표하는 사람들이 이 때 활동했음을... 공자, 맹자, 순자를 비롯한 유가와 노자와 장자를 일컫는 도가, 한비자 중심의 법가, 묵자의 겸양가 등등.


전국시대를 통일한 진시황. 그에 대한 평가는 역사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중국의 혼란을 끝낸 사실은 변함이 없다. 전쟁을 종식시킨 왕. 그것이 중국 역사에서 진시황이 차지하는 위치라고 할 수 있다.


그 다음부터는 혼란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통일왕조가 중국에 들어서게 된다. 진나라가 망한 뒤 잠시 전쟁이 있었지만 한나라로 통일이 되고, 한나라부터 중국의 지배 이념으로 유교가 자리잡게 된다.


유교가 자리잡는 과정은 법만으로는 통치할 수 없기 때문이다. 법은 최소한에 그치고 사람들이 안정되게 살아갈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고 법으로만 다스리려고 하면 사람들은 안정을 누릴 수가 없다.


법가에 해당하는 법을 최우선시하던 상앙을 보더라도 그렇다. 자신이 만든 법에 걸려 죽음에 이르게 되는 사람. 그리고 그런 법가를 우대했던 진나라는 오래도록 왕조을 유지할 수 없었다. 천하를 통일하는 데는 일사불란한 행동을 요구하는 법가가 필요할지 몰라도, 왕조를 유지하는데는 법가보다는 유가가 더 효율적임을 중국 역사에서 배울 수 있다.


타산지석이라고... 아니면 반면교사라고, 중국 역사에서 춘추전국시대를 끝내고 통일을 이룩한 진나라와 한나라 이야기에서 정치행태에 대해서 배워야 한다. 이것이 역사를 읽는 이유이기도 하다.


1권에서는 이렇게 법가만으로는 안 된다는 사실, 그리고 자신의 뜻을 이루려는 정치가는 반대되는 편에 선 사람이라도 필요하고 능력이 있으면 등용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제나라 환공과 관중이다. 관중은 환공을 죽이려 했던 인물. 그러나 환공은 관중을 등용함으로써 춘추시대에 패자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시대의 필요를 읽는 눈, 그리고 사람을 보는 눈. 정치란 결국 법이 아니라 사람이 하는 일 아니겠는가.


더불어 주변 인물들, 특히 가족 및 친인척 관리에 힘써야 한다는 점. 이것이야 말로 역사를 통해서 계속 경계되어왔던 사실 아니던가.


춘추전국시대도, 진나라, 한나라 역시 부패하면서 발흥하는 친인척 세력들을 통제하지 못하면서 멸망의 길로 접어들었음을 1권에서 잘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이 책에서는 고대부터 한나라 전기, 즉 왕망에 의해서 신나라가 세워지는 15년, 그리고 다시 한나라가 세워지는 때까지가 서술된다.


중국 역사의 초창기, 현대 중국의 토대를 다루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제 2권으로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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