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사람 이야기 - 철저한 현실주의자인 슈퍼 차이니즈와 만나고 거래하는 법
김기동 지음 / 책들의정원 / 2018년 1월
평점 :
절판


간명하고 쉽게 쓰였다. 읽기가 편하다. 그만큼 중국 사람에 대해서 이해하기가 쉽다. 중국 사람이 지닌 행동 특성을 잘 알려주고 있기에, 중국 사람과 관계가 있는 사람에게는 많은 도움이 될 수 있겠단 생각이 드는 책이다.


읽으면서 중국은 용광로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무엇이든 녹여서 새로운 물건을 만들어내는 용광로.


용광로는 가리지 않는다. 자신에게 들어온 물질을 녹여낸다. 녹여내서 하나로 합친다. 그리고 다른 물건을 만들어낸다.


지금까지 중국이 그래왔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에게는 필요하다면 어떤 문화도 받아들일 자세가 되어 있다고 한다. 실용성. 극도의 실용성. 이것이 바로 중국 사람의 특징이라고 한다. 그래서 중국 사람은 어제와 오늘이 다르다고 한다. 사람이 같은 사람이라고 같은 행동을 하겠지라는 추측을 하지 말라고 한다.


경우에 따라서 다 다르게 행동하는 사람들. 무엇이든 잘 녹여서 자신들에 맞는 물건을 만들어 내면 된다는 실용성. 그것이 바로 중국 사람이라고 한다.


이 실용성이 잘 발휘되는 분야가 바로 '돈'과 관련된 분야다. 그들은 돈을 번다는 말을 굳이 감추지 않는다고 한다. 공부의 목적도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라고 하고, 자식들에게도 몇 위안이라는 별칭을 붙일 정도라고 한다. 

(한 자녀만 낳아야 하는 정책을 펼치던 당시 중국 사람들은 정부의 정책에 자신들의 대책을 마련했는데, 그것이 바로 벌금을 내고 자식을 호적에 올리는 방법... 벌금의 액수를 자식에게 붙여 몇 위안이라고 했다고 하니, 이들이 돈에 대해 지니고 있는 태도는 우리의 상상을 불허한다)


또한 직장도 돈을 벌기 위해서 하기 때문에,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초과했을 경우에는 철저하게 계산해서 행동한다고... 공무원이 되고 싶어하는 이유는, 중국에 만연한 뇌물 관행이 사라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고, 공무원은 이 뇌물로 엄청난 부를 축적할 수 있다고 한다. (최근에 시진핑이 부패척결 운동을 벌였는데, 얼마나 성공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물건 가격도 마찬가지다. 부르는 게 값이라고 할 정도다. 우선 높게 부른다. 그 다음에는 흥정이 이루어진다. (이런 과정을 우리는 깎는다고 표현한다면 중국 사람들은 가격을 부러뜨린다고 한다고 한다. 우리가 조금 깎는 것에 그친다면, 중국 사람들은 절반까지도 가격을 낮출 수 있다고 하니...) 


그들은 흥정이라는 말보다는 토론이라는 말을 더 잘 쓴다고 하고, 그런 토론을 통해서 수요자와 공급자 사이에 적정한 가격을 결정한다고 한다.


돈을 중요하게 여기지만 이들에게는 '꽌시'라고 하는 관계에서는 돈보다 사람이 우선 하기도 한다고 한다. 자식들까지 책임져주는 단계까지 나아간다고 하니, 이 '꽌시'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꽌시'를 맺었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그냥 아는 사이일 뿐에 불과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꽌시'를 잘 알아야 중국 사람과 제대로 된 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하는데, '꽌시'가 맺어지지 않은 사이에서는 철저한 이익이 기준이 된다고 하니... 명심할 일이다.


다문화 학교가 늘고 있고, 그 중에 중국계 학생들이 많은 학교들이 있는데, 이 학교에서 학생들과 관계를 맺는 방식이 기존에 한국 학생들을 대상으로 했던 대로 하면 잘못될 가능성이 많다는 생각을 했다.


중국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를 잘 알아야 한다는 생각. 여기에 중국에서는 '돈'을 중시하고 '꽌시'를 중요하게 여긴다면, 이는 바로 '속인다'는 말로 그 연결관계를 생각할 수 있겠다.


중국인들은 잘 속인다고 생각한다. 오죽하면 가짜의 나라, 짝퉁의 나라라는 말까지 쓰겠는가. 그런데 이 책을 읽어보니 그들에게는 가짜, 짝퉁은 생활일 뿐이다. 그들은 그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다.


자신이 속지 않으면 된다고, 어릴 적 교육이 속지 마라라고 하니, 속았다고 화를 내면 그는 자신이 무능하다는 점을 보여줄 뿐이라고 하니, 우리나라와 다른 사고방식이다. 오죽하면 술집에 들어갈 때도 술은 자신들이 가지고 들어간다고 하겠는가. 음식만 시키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왜? 술집에서 파는 술이 가짜일지 모르니까. 우리나라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이 중국에서는 일어난다. 그들에게는 가짜는 생활이기에 가짜에 속지 않는 자신들의 생활방식을 지니고 살아간다고 한다.


여기에 물건은 돈 값을 한다고 돈이 많으면 비싼 정품을 사고, 돈이 없으면 그와 비슷한 짝퉁을 사서 자연스럽게 쓴다고 하니.. 그들에게 짝퉁을 쓴다는 행위가 법을 어기는 행위가 아니라 자신의 처지에 맞게 소비하는 실용성일 뿐이다.   


이렇게 우리 생각과는 다른 중국 사람들의 특징이 나타나 있다. 여기에 그들은 종교적이기보다는 현실적이라고 하고, 공자, 노자, 석가를 한 자리에 모시는 경우까지 있다고 하니, 경제, 정치, 문화,종교든 어떤 분야에서든 실용이라는 용광로에 다른 것들을 집어넣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중국이 우리나라 이웃임은 변치 않을테니, 이렇게 중국 사람들이 지닌 특성들을 알고 그들과 어울린다면 우리에게도 도움이 되면 되었지, 결코 손해는 나지 않을테니...


쉽고 간명하게 중국 사람이 지닌 특성을 알려주는 이 책, 중국에 관심있는 사람에게는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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