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스페이스 오디세이 시리즈 1
아서 C. 클라크 지음, 김승욱 옮김 / 황금가지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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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광활한 우주를 다루고 있다. 우주라는 공간만이 아니라 인간의 역사까지도 다루고 있다고 해야 한다. 선사시대 인간들의 모습이 이 소설의 첫부분에 등장하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상상이 작용한다. 역사를 들먹이면서 이건 사실이 아냐라고 하면 안 된다. 소설을 소설로 읽으면 된다. 상상 속에서 재구성해낸 세계. 우리들의 선사시대. 


원숭이인간이 어떻게 다른 동물들을 정복하면서 살아남게 되었는가에 대한 이야기는 완전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진화의 관점에서 다양한 증거들이 나왔고, 어느 정도는 합의를 봤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어느 정도지 인간의 선사시대에 대해서 정확히 알지는 못한다. 


이 틈에 소설이 들어갈 수 있다. 아니 역사에서 완전히 밝혀지지 않는 사건들을 소설이 재구성해낼 수 있다고 해야 한다. 선사시대에 지구에 온 특이한 바위, 이 바위로 인해 인간은 자신들의 지능을 발전시키고, 도구를 사용하게 된다. 이때부터 인간은 지구에서 최상위 존재에 속하게 된다. 자신들이 왜 그렇게 되었는지는 모르고.


이 다음에 소설은 몇백만 년을 건너뛴다. 이제 바야흐로 우주시대에 돌입했다. 그것도 이 소설이 1960년대에 나왔는데, 소설 속에서는 이미 달에 우주기지가 있다. 그곳에서 인간들이 살아가고 있다. 미래 예측이라고 하겠지만, 소설은 여기서 더 나아간다. 겨우 달에 머무르는 상상이라면 굳이 오디세이라고 제목을 붙이지도 않았으리라.


더 멀리, 예측할 수 없는 곳으로 모험을 떠나야 한다. 오디세이처럼... 그러나 여기서 제목에 들어있는 오디세이란 인물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 오디세이는 모험을 하지만, 결국은 고향으로 돌아왔다. 고향으로 돌아왔다는 결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 소설에서 달에서 선사시대에 지구에 있었던 것과 같은 물체를 발견한다. 도무지 정체를 알 수 없는 물체. 이 물체에 대한 답을 주지 않고 소설은 곧장 토성을 향해 날아가는 우주선에 탑승한 사람들로 건너뛴다. 지구에서 달로, 달에서 토성으로다. 물론 토성에 가기 전에 목성을 거치게 되지만, 목적지는 토성이다. 왜 하필 토성일까?


여기에 대한 답은 우주선에 있던 로봇 HAL이 이상반응을 보이고 다른 우주선 탑승자들이 죽고난 뒤 홀로 살아남은 보먼을 통해 밝혀진다.


소설 초반에 나왔던 물체와 연관이 된다. 토성의 위성에 이와 같은 물체 또는 이런 물체를 만든 존재가 있을 것이라는 예측에 따라 이들을 토성으로 보내게 된 것.


우주선 이름은 디스커버리 호다. 발견이다. 탐사다. 이렇게 인류는 먼 우주를 탐사한다. 또다른 지적인 생명체를 찾아서. 아니 달에 있던 물체를 보면 우주에 다른 지성체가 있다면 인류보다 한참 발전한 생명체이리라는 추측을 하고서.


홀로 살아남은 보먼은 토성에 다다르고, 목적했던 위성에 이르러 탐사에 나선다. 그러나 그가 탐사를 나선 사실까지도 모두 알고 있는 외계 존재들. 보먼은 아득한 우주 공간으로 나아가고 어느 우주에서 다시 태어나 지구로 돌아온다.


다시 태어난 존재로. 그러니 이는 육체를 지닌 인간의 형상을 한 보먼이 아니라 빛과 같은 존재인 보먼으로 돌아왔다고 보면 된다. 지구에 재앙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광활한 우주를 배경으로, 또다른 지성체에 대한 탐구로 소설은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그러면서 과연 우리가 우주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에 대해서 생각하게 한다.


끝없는 우주(우주에 끝이 있다는 주장이 있고, 이를 받아들이는 사람이 많지만)라는 표현을 많이 하듯이, 빛의 속도로 가도 인간의 수명으로는 가볼 수 없는 곳이 많은 우주를 우리는 탐험하고 싶어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직선으로만 나아가서는 안 된다. 빛의 속도보다 더 빠르다고 해도 우주는 인간의 수명에 비해서는 너무 넓다. 그러니 다른 방도가 있어야 한다. 그것에 대해서도 탐구하게 하지만, 소설에서는 이를 상상으로 채워놓고 있다.


바로 이동의 통로이자 관문이 되는 것이 처음 지구에 있었고, 달에도 있었던 물체다. 우주 어디로도 통할 수 있는 관문. 과연 그런 관문이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21세기. 여전히 우리는 화성에 발을 딛지도 못하고 있다. 그런데도 이런 소설이 1960년대에 쓰여졌다. 이는 우리의 상상력이 현실 과학을 앞서갔다는 이야기도 되지만, 상상이 현실을 이끌어 가고 있다는 말도 된다.


이런 상상덕분에 우리는 지구를 벗어나 우주로 나아갈 수 있게 되지 않았는가. 그러니 이 소설은 오래 전부터 인간을 지구를 벗어나 우주를 생각하게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우리의 상상 지평을 넓혀준 소설. 우리가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도록 해준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소설 이후로 세 편이 더 있다고 하는데,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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