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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의 추억 - 가슴 뛰는 그라운드의 영웅들
김은식 지음 / 이상미디어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야구의 추억'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읽으면서 고개를 끄덕이거나, 아냐, 이건 그렇지 않지, 난 좀 생각이 다르지 할 만한 내용들이다.
한때 800만 관중을 동원했다는 우리나라 프로야구. 엄청난 인기를 끌다가 코로나19가 유행한 요즘은 주춤하고, 몇몇 선수들의 일탈행동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프로야구는 인기가 있다.
FA를 통해 거액의 연봉을 받는 선수들이 있는데, 이는 인기가 없는 스포츠라면 이런 투자를 할 리가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은 2009년에 출간됐다. 지금으로부터 10년이 넘는 과거에 쓰인 책이다. 그러니 지금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을 찾아볼 수는 없다.
야구를 좋아한 지 10년 정도 된 사람들에게는 낯선 선수들이 대부분이겠지만, 야구를 좋아한 지가 오래되지 않았더라도 프로야구에 대해서 알아본 사람들이라면 한번쯤은 들어왔음직한 선수들 이야기다.
그래서 더 흥미진진하다. 프로야구에서 나름대로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사람들 이야기. 그들이 어떻게 프로무대에 뛰어들었고, 그들의 장점과 기록은 무엇이었으며, 어떻게 우리들 관심에서 사라져갔는지, 또 프로야구에서 기억될 만한 순간들이 어떤 장면들이었는지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이 책에 나와 있는 선수들 중에 지금 뛰고 있는 선수는 없다. 없을 수밖에 없다. 그때쯤 데뷔한 신인이면 이 책이 다루지 않았을테고, 그때 한창 전성기를 구가한 선수들이라면 지금은 은퇴했을텐... 양준혁이나 이종범의 경우가 그렇다.
이미 은퇴해서 다른 길을 가고 있는 선수들 아닌가. 그런데 이종범은 야구를 좀 안다고 하는 사람들에게는 요즘 다시 소환되고 있다. 자신이 아니라 아들 이정후를 통해서. 그러니 이 책의 후편이 있다면 이제는 요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선수들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질테다. 또 그들의 선배들과 관련된 일화도 더불어서.
최근에 야구에 관심을 가져 이 책에 나온 선수 중에 아는 사람이 한명도 없다고 해도 이 책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야구를 기록 경기라고 하는데, 단지 기록만을 보지 않고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최고의 선수들만 존재할 수 없다. 다른 선수들이 있어야 최고가 있을 수 있다. 또 최고의 선수가 늘 최고의 장면을 만들어내지 않는다. 우리 기억에 남는 최고의 장면 중에는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선수가 펼친 장면이 남아 있을 수도 있다.
어떤 장면들이 있을까? 이 책을 읽으면 그동안 우리나라 프로야구에서 많은 선수들이 어떤 극복 없는 드라마를 썼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 그들의 노력, 그들의 성과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다시 올해 개막할 프로야구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
그들이 써나갈 극본 없는 드라마를 기대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