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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Sweet Home - 가장 사적인 공간, 집에서 모든 이야기가 출발한다
빅이슈코리아 편집부 지음 / 빅이슈코리아 / 2021년 3월
평점 :
절판
빅이슈에서 펴낸 책이다. 여성들이 살고 있는 집에 관한 이야기. 어린 시절부터 이사를 밥 먹듯이 다녀서 정착이 되지 못했던 집 이야기부터 자신만의 공간으로 꾸미고 사는 집 이야기까지.
가끔 일러스터도 있어서, 집에 관해서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필수적인 요소를 '의식주'라고 하니, 집은 우리 삶에서 빠질 수 없는 문제다.
그러니 부동산정책, 특히 주택 문제에 실패한 정부는 급격하게 지지를 잃고 정권 재창출에 위기를 겪는다. 부동산으로 터무니 없이 돈을 번 사람들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언론에 오르내리고... 누군가는 퇴직금으로 50억원을 받았다고도 하는데, 이 역시 부동산, 특히 주택과 연결이 되어 있다.
지금 개발이라고 하면 대단지 아파트를 많이 생각하고, 우리나라 주거 형태는 기본적으로 아파트를 생각할 수밖에 없다. 몇몇 돈 많은 사람들이 넓직한 땅에 주택을 짓고 마당 있는 집에서 떵떵거리며 살겠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기 이름으로 된 아파트 한 채 소유하기 위해서 평생을 아등거리며 살아가게 된다.
이보다 더한 사람들은 집을 마련하지 못해 몇 해 간격으로 이사를 다녀야 하는 불안정한 상태에 놓여 있고, 또 더한 사람들은 쪽방촌으로 밀려오거나 그마저도 없는 사람들은 노숙을 하는 처지로 전락한다.
집이 우리 삶에서 필수라고 하면서, 국가가 국민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한다면 적어도 집이 없어서 길거리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없도록 해야 하고, 이 집 저 집을 떠돌며 불안정한 주거 생활을 하는 사람이 없도록 해야 하는데...
자본이 중심이 된 사회에서 얼마 안 되는 땅마저도 개발로 수용되는 사람들이 있는 사회는 좋지 않다.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집은 누구나 부러워하는 그런 집이 아니다. 큰집도, 비싼집도 아니다. 자신들이 생활하기에 적절하게 꾸민, 자신들의 또다른 일부가 된 집이다.
그렇게 자기만의 집을 얻고(소유가 아니라 점유인 경우가 더 많다.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은 결코 부자가 아니다. 또한 어린 시절 이사를 많이 한 경험이 있어서 집의 소중함을 누구보다도 더 잘 깨우친 사람들이다. 그래서 이들은 작은 공간이라도 자신만의 삶을 투영할 수 있게 하고, 그 모습을 이 책을 통해서 소개하고 있다) 자신을 표현하는 공간으로 집을 여기고 생활하는 모습이 잘 나와 있다.
이 책에 집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런 대답이 있다. 새겨둘 만하다.
나를 위한 배경이자 내가 누구인지 끊임없이 알려주는 공간(정혜윤. 49쪽)
내가 드러나는 내 내면의 일부(33쪽. 박문치)
그렇게 집은 내 내면의 일부이고 내가 누구인지 끊임없이 알려주는 공간이 된다. 그런 공간을 누구나 마련해서 살 수 있는 사회였으면 좋겠다.
결코 화려하지 않아도, 넓지 않아도 자신만의 공간을 마련해서 생활할 수 있는, 그런 사회. 그것이 '빅이슈'뿐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원하는 세상이지 않을까 한다.
다양한 집, 집에 대한 다양한 태도, 생각을 만날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