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마지막 호.
한 해를 잘 보냈다고 하고 싶지만,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코로나19로 인해 이 말을 하기가 어렵다.
그럼에도 우리는 잘 지내야 한다. 내년에도 코로나19는 사라지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있지만, 3년이 되어가니, 사람들이 적응을 하든, 극복을 하든 하지 않겠는가.
두 해 동안 시행착오를 거쳤으니... 바이러스가 제 자리에 머물지 않고 끊임없이 변이를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체감하고 있으니.
그런 변이들에도 불구하고 사람들 역시 적응력이 뛰어난 존재니. 우리는 이 감염병에도 적응하고, 우리들 삶을 살아갈 것이다.
다양한 분야, 다양한 사람들을 다뤄주었던 빅이슈를 한 해 동안 읽으면서 여러 생각을 했다. 그렇게 내가 직접 만나지 못하는 존재들을 빅이슈를 통해서 만날 수 있는 한 해였는데...
내년에도 빅이슈를 통해서 더 많은 존재들을 만날 수 있고, 그들 삶을 통해 내 삶을 돌아보고, 내 삶을 더욱 윤택하게 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이번 호에 영국에 사는 이항규의 글이 마지막으로 실렸다고 한다. 다음 호부터는 이항규의 글을 볼 수가 없다는 서운함이 있지만, 그의 글을 통해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고마움을 전한다.
그가 이번 호에서 쓴 글이 마음에 와 닿았다. 밤길 운전을 할 때, 낯선 곳을 그것도 가로등도 없는 곳을 운전할 때의 두려움. 어쩌면 이것은 코로나19를 겪은 우리 인류들의 두려움일지도 모른다.
이렇게 낯선 곳을, 한 치 앞을 보기 힘든 곳을 운전할 때도 도움이 주는 존재들이 있다고 한다. 앞서 가는 차들. 앞서 가는 차들의 빛을 보고 따라갈 때의 안도감. 그것은 함께 한다는 든든함이다.
우리가 감염병 시대에 겪는 어려움을 이렇게 함께 함으로써 극복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또 뒤에서 차가 내 속도에 맞춰 따라올 때의 고마움. 내가 늦게 간다고 씽씽 추월해가지 않고 천천히 함께 오는 차. 이것 역시 함께 한다는 고마움이다.
차만 그렇겠는가. 감염병 시대에 우리는 이렇게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주는 존재들을 얼마나 많이 만났던가. 그들로 인해서 이 어려운 시대를 그래도 이겨나가려는 의지를 지니고 계속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빅이슈 또한 마찬가지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분들을 끌어주고 밀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으니, 참으로 고마운 잡지다.
빅이슈가 그러한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는 생각. 내년에도 또 그 후에도 빅이슈는 이렇게 어려운 처지의 사람이 포기하지 않게 밀어주고 끌어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