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데이션 2 - 사이보그의 비밀
아이작 아시모프 지음, 최서래.김옥수 옮김 / 현대정보문화사 / 2002년 9월
평점 :
품절


이제 2권. 

제국의 황제에게만 쫓기는 것이 아니다. 그를 이용하려는 세력에게 셀던은 꼭 필요한 인물. 어쩌면 정권을 유지하는데 논리를 제공해주는 학자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수학자인 셀던은 심리역사학이 증명되었다고 발표했기에 그의 심리역사학에 따르면 누가 언제부터 제국을 통치한다고만 발표하면 그것보다 좋은 방법은 없다.


그러니 셀던은 계속 피해다닐 수밖에 없다. 아직 자신이 주창한 심리역사학을 완성시키지 못했기에. 심리역사학에서 수학만큼이나 필요한 지식이 바로 역사에 대한 지식이다. 역사란 무엇인가?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카의 말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역사는 현재에게 과거를 살피고, 미래를 예측하는 학문이다.


따라서 역사학에서 과거는 필수다. 그런데 과거를 모두 연구할 수 있나? 아니다. 과거에 일어났던 모든 일들이 기록되지도 않을 뿐더러, 설령 기록되었다고 하더라도 수백만 년이 흐른 뒤까지 그 기록들이 남아 있을 수가 없다. 더 양보해서 남아 있더라도 기록된 언어가 지칭하는 내용이 미래에도 그대로 그 의미가 전달될지는 미지수다.


여기에 기록이 왜곡될 가능성도 있다. 또한 기록되지 않고 입에서 입으로 전해질 수도 있다. 우리는 옛날 구전설화를 역사와 다르게 구분했지만, 단군신화나 동명왕 신화를 보면, 구전되어 오던 설화, 신화도 역사로 편입될 수가 있다.


이 점이 이 SF소설에서 잘 나타난다. 셀던은 역사학자인 도스와 함께 여러 구역으로 가게 된다. 과거 지구라는 행성이 존재했고, 단 하나의 인류만이 존재했던 시대를 이야기하는 구역. 그런 구역에서 셀던은 로봇의 존재를 알아내고 로봇에게서 무언가를 얻을 수 있다고 기대한다.


물론 그가 기대했던 일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는 인간과 같은 로봇을 기대했지만, 위험을 무릅쓰고 들어간 곳에 있는 로봇은 금속 덩어리에 불과했을 뿐이다. 그에게 과거의 어떤 일도 알려주지 못하는 고철. 상징으로서만 존재하는 로봇.


여기서 추방당한 그는 이번에는 점성술사 비슷한 여인에게서 지구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물론 전체적으로 듣지는 못하고, 구전되어 오던 전설 비슷한 이야기를 들을 뿐이다. 아직 그의 '심리역사학'은 안개 속에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그를 노리는 세력이 있다. 이제 그는 황제의 자리를 노리는 와이라는 구역으로 가게 된다. 그곳에서 그는 그들에게 유리한 심리역사학을 말하라는 권유를 받지만,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고 거절한다. 계속 거절할지는 3권으로 가야겠지만.


2권에서 과거 역사를 찾아가는 셀던의 모습, 그를 도와주고 보호해주는 도스라는 역사학자의 역할.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그는 과거 역사를 찾아가지만 그때마다 현재의 삶을 만나게 된다.


타인에게 배타적인, 자기들만의 풍습을 유지하는 구역에서 이런 배타성이 인류 평화를 해칠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고, 사람들을 계급으로 나누어 차별하는 구역에서는, 제국의 지배가 이러한 분열을 통한 통치에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 과정에서 그는 남에게 배척당하는 계급에 있는 사람과 함께 하게 된다. 그들이 앞으로 셀던과 어떤 관계를 맺고 그의 '심리역사학'에 어떤 도움을 줄지는 계속 읽어가야 하겠지만.


문제는 SF소설이라고 하지만 기득권을 지키려는 세력과 계급으로 나뉘어 분할 통치하는 사회의 모습을 현실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는 데 있다. 그래서 아시모프는 이 파운데이션이라는 SF소설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를 보여주고 있다.


그런 사회가 바람직한가? 그들의 노동으로 살아가면서도 그들을 멸시하는 소위 중산층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의 모습, 은하의 평화, 인류의 행복을 위한다고 하면서도 자신들의 권력 유지에만 관심이 있는 지배층들. 다른 계급에게 무시당하면서 폭력을 일상화한 하층계급들.


이렇게 다양한 존재들이 공존할 수밖에 없는 곳. 그런 곳에서 평화와 행복은 어떻게 하면 찾아올 수 있을까? 어떻게 점점 파국으로 치닫는 은하를 구할 수 있을까? 


2권에서는 이제 영웅의 모습을 서서히 갖춰가는 셀던과 도스가 그려진다. 학자로서만 표현되는 그들이 무술에도 능한 모습을 보이게 표현된다. 그래서 그들은 그런 능력으로 인해 하층계급의 감탄을 자아내고 존경을 받게 된다. 


이제 이들이 '심리역사학'을 완성해서 발표하면 지배층만이 아니라 하층민들에게서도 전폭적인 지지를 받을 것이다. 그리고 함께 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간다. 이제 셀던은 연구를 혼자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와 함께 하는 여럿이 있게 된다.


작가는 이렇게 우주를 구할 수 있는 인물인 셀던의 모습을 점점 더 풍부하게 만들어가고 있다. 이제는 3권이다. 와이 지역으로 간 셀던과 도스는 이제 어떤 일을 맞이할지...... 그의 심리역사학이 안개 속에서 약간의 빛을 발견해가고 있는데, 결정적인 빛이 언제쯤 나올지...... 기대하면서 읽어야 할 3권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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