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중이 존중을 부르고, 배려가 배려를 부른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는 말이 있듯이, 사람의 마음이나 행동은 일방적이지 않다.

 

  특히 청소년들에게는 더 그렇다. 학교에서 학생을 대하는 태도를 보라. 그들을 동등한 존재로 여기기 보다는 가르치고 통제해야 할 대상으로 보지 않는가.

 

  그래서 학생들은 아직 미성숙한 존재니까, 그들을 성숙하게 하기 위해서는 엄격한 훈육도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다.

 

  왜? 나이에 따라서 성숙, 미성숙을 따질까? 학생들이 과연 미성숙하기만 할까? 어쩌면 학생들을 미성숙한 존재로 여기는 사회의 분위기 때문에 그들이 그렇게 행동한다고 말할 수는 없을까?

 

이장근 청소년 시집을 읽다가 학생을 대하는 태도, 꼭 학생만이 아니라 다른 존재를 대하는 태도는 이래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고슴도치도 자기 자식은 함함하다고 하는데, 그것은 자신을 예뻐해주는 존재에게 가시를 들이대지는 않기 때문이다.

 

  고슴도치

 

살살 쓰다듬는 손에는

털이 되고

 

덥석 잡으려는 손에는

가시가 되고

 

이장근, 불불 뿔, 창비. 2021년. 14쪽.

 

사춘기,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하지만, 이들을 어떤 자세로 대하느냐에 따라 반응이 달라질 수 있다. 그러니 살살 쓰다듬을 수 있어야 한다. 덥석 잡으려고 하지 말고.

 

어디 이런 일이 청소년들에게만 해당하겠는가. 우리 모두는 관계를 맺으며 살아고 있으니 좋은 관계를 맺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 짧은 시를 통해서 알 수 있게 된다.

 

서로가 서로를 살살 쓰다듬어 주는 그런 사회가 되는 그런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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