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삶과 그늘진 삶이 공존하는 잡지. 어쩌면 끝과 끝을 이어주는, 그래서 사람들은 화려한 삶을 살아도, 또 그늘진 삶을 살아도 홀로가 아님을 알게 해주는, 서로가 연결되어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임을 알려주는 잡지. 빅이슈다.


  이 잡지에는 우리가 동경하는 삶이 나온다. 유명인들이 표지 인물로 주로 나오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지금 내가 있는 위치보다 더 나은 위치에 있고자 하는 욕망을 사람들이 지니고 있으니, 나보다 화려한 삶(겉보기에는)을 사는 사람들을 표지에서 보면 읽고 싶어진다. 


  그들이 어떤 생활을 하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그리고 빅이슈는 표지 인물들을 인터뷰하면서 화보도 함께 실어주고 있기 때문에 그들이 어떤 옷을 입고 있는지, 어떤 신발을 신고 있는지 등, 그들이 꾸미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또한 디저트를 소개하는 글은 어떤가? 음식이 단지 배를 채우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우리 삶에 또 하나의 풍부함을 더해주는 요소라는 생각을 하게 해준다. 디저트를 파는 가게의 모습이나 그 가게에서 파는 음식의 종류, 멋들. 이것이 남 이야기라고만 해서는 안된다. 바로 우리들 이야기여야 한다.


하여 빅이슈에는 해외에 관한 글도 있다. 해외 여행을 꼭 해야한다고 주장하지는 않지만 세계 곳곳을 소개해줘서, 앉아서 해외 여행을 할 수도 있게 해준다.


반면에 빅이슈에는 그늘진 삶을 사는 사람들 이야기도 있다. 최근에는 빅판들의 생애를 듣고 쓰는 글이 생겼다. 이번이 세 번째 빅판.


그들이 불성실해서가 아니라 어쩔 수 없이 노숙인이 되었음을, 그럼에도 삶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자신의 힘으로 살아가려 하는 모습을 빅판의 생애사에서 느낄 수 있다.


화려한 삶에서 느낄 수 없는 짠함을 느끼게 되는데, 이런 짠함은 사람만이 아니라 버려진 동물들에게서도 느낄 수 있다. 이렇게 빅이슈가 사람에게만 국한시키지 않고 지구에서 살아가는 다른 존재들까지 끌어안고 있는 모습이 참 좋다.


지금 코로나19가 두 해째 지속되고 있어서 어려운 지경에 처한 사람이 많다. 그 어려움을 각자도생이라고, 개인에게만 헤쳐나가라고 해서는 안된다. 우리는 누구나 연결되어 있듯이, 표지에 나오는 유명인들이 다른 사람을 위해서 표지 인물이 되어 주듯이 나보다 어려운 사람에게 손을 내밀어 주어야 한다.


그리고 사회가 어려운 사람들을 돌볼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도록 해야 한다. 각자도생이 아니라, 모두가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어쩌면 빅이슈에 나오는 다른 존재들, 그들이 연결되어 있음은 우리 사회가 그렇게 서로 연결되어 함께 살아가야 함을 말해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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