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이슈]를 보면 젊은이의 감성을 느낄 수 있다. 젊은이들이 많이 사서 읽는다는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새로운 감성이 [빅이슈]에 담겨 있다.


  그래서 [빅이슈]를 읽으면 젊어지는 느낌, 새로운 세대와 소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기도 한다.


  표지 인물로 선정되는 사람들이 아는 사람도 있지만 모르는 사람들도 꽤 많고, 그 표지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기도 하니, 여러모로 새로움을 알게 되는 이로움을 얻게 된다.


  이번호는 특집이 "집으로의 휴가, 책장 파먹기"다. 특집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그렇다. 코로나19가 더 기승을 부리고 있어서 이제 여행가기도 민망해지곤 한다. 그렇다고 집에만 있을 수도 없는 일인데...


예전에 비해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다. 연휴가 되어도 제발 이동을 자제해 달라는 정부의 호소에 나 몰라라 하고 여행을 떠나기도 좀 그렇고.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 집에서 그동안 못했던 일들을 할 수가 있다. 집정리를 할 수도 있고, 그냥 아무 생각없이, 죄책감 없이 푹 쉴 수도 있고, 못 읽었던 또는 안 읽었던 책을 읽을 수도 있다.


그러니 '책장 파먹기'란 제목 마음에 든다. 책장에 꽂혀 있는 책들 중에 안 읽은 책 또는 못 읽은 책이 꽤 있다. 없을 수가 없다. 그때는 읽어야지 하고 샀는데, 어찌어찌 하다보니 읽지 못하고 그냥 책장에 머무르게 한 책들.


시간이 많을 때 읽는 일, 좋은 일이다. 하지만 [빅이슈]의 특집처럼 이번 여름은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았음에도 나는 '책장 파먹기'를 하지 못했다. 오히려 '책장 비우기'를 했다. 그동안 책장을 채우고 있던 많은 책들, 내 과거 나와 함께 했던 책들을 정리하기로 했다. 책장에 자리를 잡지 못해 밖으로 나가 내 눈에 보이지 않던 책들, 책장의 칸이 아니라 위에 차곡차곡 쌓여 있던 책들.


정리해야지. 책장을 좀 여유롭게 만들어야지. 이번 여름에 내가 한 일이다. 어떤 책부터 비워야 하나? 어떤 책들 순으로 내 곁을 떠나게 하나?


어려운 일이다. 이 책들이 올 때 순서와는 상관없이 이제 내 관심도에 따라 떠나게 되었다. 그럼에도 아주 오래 전에 읽었던 책들, 이제는 활자체가 변해서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 책들부터 정리한다. (역시 이런 책들은 내게 가장 먼저 온 책들 중 하나다. 책에 쓰인 활자들이 많이도 변했음을, 책을 시대 순으로 보면 확연히 느낄 수 있다)


또 한때는 명쾌한 논조로 우리 사회의 명암을 잘 드러내주었지만 몇 십 년이 지나 시류에 맞지 않게 된 책들도 떠나야 한다. (시사에 관한 책들은, 역사를 공부하고, 기록하는 일을 지속적으로 하지 않는 한, 시간이 흐르면 시사성을 많이 읽게 된다. 그래서 그때그때 헌책방에서 다른 사람들을 빠른 시간 안에 만나지 않으면 나중에 다른 사람을 만나기도 힘들게 된다)


그렇게 한 권 한 권 빼서 쌓아두고 한꺼번에 집 밖으로 내보낸다. 그렇게 책들이 떠나가고 꽉꽉 차 있던 책장은 여유로운 공간이 생겼다. 다른 책들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비워야 채운다고, 책장 비우기를 실행한 여름, 한결 넉넉해진 책장을 보면서 새로운 책을 맞이할 궁리를 한다. 그리고 새로운 책들만큼 이제 이 책장의 넉넉함을 유지하겠다는 결심을 해본다.


이렇듯 [빅이슈] 257호를 읽으면서 책장이라는 공통점이 있음에 기쁜 마음이 들었다. 15일 간격으로 읽을 수 있는 [빅이슈]를 기대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나와의 공통점 찾기.


하여 이번호에서는 새로운 감수성을 느끼면서 또한 나와 공통점을 발견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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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1-08-30 10: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장 파먹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