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처한 미술 이야기 1 - 원시,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문명과 미술 : 미술하는 인간이 살아남는다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 이야기 1
양정무 지음 / 사회평론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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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쉽다. 미술이론서라기보다는 미술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도 읽으면서 미술에 대해 알아갈 수 있도록 쉽게 쓴 책이다. 게다가 미술만이 아니라 인류의 역사를 통해서 미술이 어떻게 존재해 왔는지를 설명하고 있으니 자연스레 미술을 통해 역사를 알 수 있게 된다.

 

여기에 우리나라 사람이 쓴 미술사이기 때문에 서양인들의 관점에 치우쳐 있지 않다. 그렇다고 동양적 사고방식을 강요하지도 않는다. 균형 잡힌 시각으로 세계 미술사를 설명하고 있다.

 

또 한 장이 끝날 때마다 난처하(음 한번 공부는)군의 필기노트가 있어서 요점 정리를 해주고 있어서 나중에 참고할 때도 도움이 된다. 지식을 얻기에도 좋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미술만이 아니라 역사, 그리고 그를 통해서 삶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우리가 삶을 읽는 방법이 문자만이 아니라 미술을 통해서도 읽을 수 있음을, 그래서 미술을 공부하는 것이 미술 전문가만의 일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일임을 생각하게 해준다.

 

이런 말이 나온다. 이 책은 원시 미술에서부터 이집트 미술, 그리고 메소포타미아 미술까지 다루고 있는데, 다 기원전 역사를 다룬다. 관련 있는 미술이 있다면 중간중간 우리나라 미술도 소개하고 있다. 아주 먼 과거의 미술을 이야기해서 지금 우리 삶과 관련이 없다는 생각을 하기 쉬운데, 전혀 그렇지 않음을 다음 구절을 통해서 알 수 있다.

 

미술사를 공부하면서 이렇게 많은 생각을 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고대의 유물을 감상해보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우리 삶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네요.

 

어쩌면 그게 미술사를 공부하는 목적일지도 모릅니다. 미술을 통해 긴 시간 인류가 품어온 바람이나 생각을 이해하고, 그것이 오늘날에는 어떻게 미술 작품에 반영되고 있는지 알아봄으로써 삶의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재료를 마련하는 겁니다. 이집트 미술이 마련해준 생각의 재료는 무엇보다도 죽음입니다. 이집트인은 죽음이라는 주제에 대해 고민했고 그 고민을 나름의 미학으로 승화시켰습니다. (354쪽)

 

이런 말을 마음에 새길 필요가 있다. 결국 미술을 공부하는 것은 우리 삶을 공부하는 것이다. 역사를 공부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다 우리 삶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 위해서 하는 공부다.

 

이 책에서 메소포타미아 미술을 이야기하면서, 이집트는 죽음, 즉 내세나 영생에 대한 미술이라면, 그들은 그래서 현재의 삶은 미래를 위한 준비라고 생각했다면, 반대로 메소포타미아는 현재의 삶을 중시하는 미술이라고 한다. 그들은 왕의 권위를 보여주는(이집트도 마찬가지긴 하지만, 표현에서 차이가 난다) 미술을 한다고 한다. 그렇다고 이 책이 모두 과거 미술만 다루고 있는 것이 아니다.

 

죽음이라는 항목에서 현대 미술이 인간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도 함께 다뤄준다. 즉, 시대 순으로만 가는 것이 아니라 관련이 있다면 과거-현대를 아우르면서 설명을 하고 있다. 그냥 미술이 아니라 미술을 통한 삶에 대한 이해가 이 책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삶에 대한 이해... 원시 미술에서 왜 황소나 그밖의 동물들을 그렸을까를 생각해 보는 것. 단지 사냥을 잘하게 해달라고. 아니면 공동체의 결속을 위한 종교적 목적으로? 여러가지를 생각해 본다. 미술은 단지 유희가 아니라는 것.

 

공동체의 삶에 반드시 필요한 존재였기에, 원시 시대부터 미술은 사람들의 삶과 떨어질 수가 없었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집트 미술에서 그림이 보여주는 정형성이나, 피라미드나 미이라를 통해서 그들이 추구하는 삶이 무엇이었는지를 생각할 수 있고, 메소포타미아 미술에서 그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남아 있는 미술을 통해서 알 수 있다.

 

이렇게 미술은 아무리 과거의 미술이라도 지금 우리 삶을 돌아볼 수 있게 한다. 왜 우리가 고전을 읽는가? 잘난 척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서 읽는 것이다. 미술도 마찬가지다. 왜 미술을 공부하는가?

 

내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서.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고민하면서 내 삶을 정립하기 위해서 공부하는 것이다.

 

미술이라는 재료를 통해 과거 역사부터 현재까지 사람들이 살아온 흔적을 찾아 삶을 이해하는 것, 그것을 통해 내 삶을 들여다 보는 것. 이 책은 그런 목적으로 쓰였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목적을 충분히 달성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쉽게, 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삶을 생각하면서, 삶이 미술로 이렇게 표현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니 말이다.

 

다음 권을 기대하게 하는 책이다. 5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이기는 하지만, 중간중간 사진이라 그림을 통해 설명을 잘해주고 있어서 읽으면서 지루하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번 공부하는 미술이야기' 그래 이 한번 공부가 두번, 세번의 공부를 부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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