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라는 노래가 있다. 그런 말도 있고. 사람이 얼마나 아름다운 존재인지, 그 아름다움을 서로 인정하고 살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다.

 

  자신이 좀더 권력을 지녔다고 권력이 없는 사람을 막 대하고, 자신이 돈이 좀 많다고 없는 사람을 무시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다른 사람을 이용하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현실에서 다시 사람에 대해 생각한다.

 

  '사람이 먼저다'라고 했다. 아무리 과학기술이 발전해도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없다면 그 과학기술이 무슨 소용이랴? 오히려 디스토피아로 가는 지름길에 들어서게 되는 것 아닐까.

 

그러니 과학기술의 발전보다도 먼저 사람을 생각하는 사회가 되어야 하는데, 과학기술을 떠나서 사람을 동등한 사람으로 대하지 않는 경우가 많으니 반성해야 한다.

 

말로는 사람이 먼저다, 우리는 국민을 위한다, 시민을 위한 정치를 한다, 모두가 서민을 위한 정책이다라고 하면서도 실상 따져보면 있는 자들을 위한 일이 많다. 눈 가리고 아웅이 아니라, 그냥 다른 사람을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이용하는 것이다. 이런 사회, 결코 행복하지 않다.

 

사람을 도구로, 수단으로 생각하고 대우하는 사회가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 모두는 존중받아야 할 사람이니까.

 

기본소득 논의도 마찬가지다. 이 세상에 사람으로 태어났다는 것만으로도 존중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한 사회구성원이 되어서 생존에 위협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것. 기본소득 논의의 중심은 바로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사회를 추구한다는 데 있다.

 

이것은 바로 자신이 아닌 다른 존재를 자신과 동등하게 대우한다는 것이다. 정희성 시인의 시집을 읽다가 첫시 '당신에게'를 읽고 이런 생각이 더 들었다.

 

부처가 그랬다고 하던가. '천상천하 天上天下 유아독존 唯我獨尊'이라고. 이건 나만 존귀하다는 것이 아니고, 모두가 다 존귀하다는 것이다. 개인은 모두 천상천하에 유일하게 존재한다는 것.

 

정희성 시인의 시를 보자.

 

  당신에게

 

세상에는 이름 모를 신이 많다

나는 자신이다

어쩌면 당신도 신

당신이라는 이름의 신인지 모른다

 

정희성, 흰 밤에 꿈꾸다. 창비. 2019년. 10쪽

 

과연 시인이다. 나도 신, 당신도 신이다. 나는 자신, 당신은 당신. 우리 모두는 신이다. 그러니 누가 누구를 낮추어서도 또 자신만 높여서도 안 된다. 동등한 존재. 존귀한 존재. 그런 신들의 사회. 그것이 우리 사회였으면 좋겠다.

 

살기 힘들다는 소리가 사방에서 나온다. 코로나19로 힘들던 사람들이 얼마나 더 고통 받는지 이번 일을 통해서 잘 알게 됐다. 그래서 모두들을 위한 정책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는 기회를 가졌다.

 

위기였다. 그러나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다. 우리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야 한다. 그렇게 가는 기본 출발점, 그것은 바로 우리 모두를 신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모두가 존중받는 사회가 되는 출발점에 섰다.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

 

'어쩌면'이 아니라 '당연히' '당신도 신'이어야 한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를 '신'으로 대해야 한다. 나도 신, 당신도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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