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타 툰베리의 금요일 - 지구를 살리는 어느 가족 이야기
그레타 툰베리 외 지음, 고영아 옮김 / 책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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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면 그레타 툰베리가 쓴 책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읽다보면 그레타 툰베리가 쓴 책이 아니라 그레타의 엄마가 쓴 책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엄마인 말레나 에른만이 주요 화자로 나오고, 간간이 그레타의 말이나 편지가 실려 있다. 여기에 동생인 베아타에 관한 이야기도 나오고, 함께 기후위기에 대응해가는 남편 스반테 툰베리 이야기도 나온다.

 

그레타 툰베리가 아스퍼거 증후군에 속한다는 기사를 읽은 적은 있지만, 어느 정도인지 몰랐는데, 이 책을 통해서 그레타의 상황을 조금은 더 잘 알게 되었다.

 

스웨덴은 복지국가다. 선진국이다. 우리가 배워야 할 모델로 생각하는 나라 가운데 하나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면 그런 스웨덴도 한계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복지국가라고 하는 스웨덴이 탄소 배출량이 세계에서 여덟번째로 많다고 한다.(143쪽)

 

이 책을 읽다보면 단지 탄소배출량 뿐만 아니라 교육에도 문제가 있고, 또 정상이라는 범주에서 벗어나 있는 사람들이 살아가기에는 우리나라보다야 편하겠지만 이곳도 역시 만만치 않은 곳임을 알게 된다.

 

물론 이는 그레타의 주장이다. 스웨덴 정부는 이것보다 탄소배출량이 적다고 발표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 책에 의하면 정부 발표에는 문제가 많다고 한다.

 

  그들은 우리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절반 이상이 통계에는 아예 포함되지도 않는다는 사실을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 국제선을 이용하는 비행기 여행은 통계에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외국에서 물품을 수입하는 화물선 운행도 통계에 들어가지 않는다.

  우리는 국내의 적절한 임금을 피하기 위해서 수많은 제품의 생산 공장을 임금이 싼 나라에 세웠다. 그리고 그에 따른 영향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꽤 많이 감축되었다. (265쪽)

 

우리가 복지국가라고 선진국이라고 생각하는 스웨덴도 이 정도인데 아예 대놓고 파리기후협정에서 탈퇴한 트럼프의 미국은 말할 것도 없다. 여기에 무서운 속도로 성장을 계속하고 있는 중국. 친환경이라는 말을 하지만 성장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기후위기에 대해서 이 책에서 언급한 것처럼 지나가는 듯이 언급하고 있을 뿐, 큰 비중을 두고 방송을 하거나 기사를 쓰는 언론이 별로 없다. 이 책에서 그레타가 지적한 스웨덴 언론들처럼.

 

그렇게 지내다 보면 지구는 점점 뜨거워지고 결국은 우리가 살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될 것이다. 그때까지 남은 시간은?

 

파리기후협정에서 채택한 섭씨 2도 목표를 달성해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엄청난 재난의 연쇄반응을 막거나 그렇게 하지 못하거나 둘 중의 하나 ... UN의 공식적인 기록에 의하면 지금 이 순간 남은 시간은 정확히 18년 157일 13시간 33분 16초다 (188-189쪽)

 

이 책이 2018년에 쓰였으니까 일년 정도가 더 지나간 것이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점점 줄어드는데, 기후위기에 대해서는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여전히 과학기술의 힘을 믿는 사람이 많다. 그 과학기술의 힘으로 지금의 기후위기를 불러왔음에도.

 

이렇게 이 책은 기후위기에 대응하자는 내용이 많이 들어있다. 기후위기에 대한 내용과 더불어 그레타 툰베리 가족의 이야기도 많이 나온다. 그레타 동생인 베아타 역시 정확한 병명을 알 수 없는 상태에 있으며, 소리에 굉장히 민감해서 어떤 소리를 견디지 못한다고 한다. 뒤에보면 '미소포니에'라는 증상이라고도 한다는데... 여전히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잘 모르는 상태라고 한다.

 

그레타 역시 아스퍼거 증후군에 속한다. 그래서 남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 남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예민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그레타의 엄마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니 이들이 기후위기에 더 민감한 것은 어쩌면 당연할 지도 모른다.

 

이들은 남들보다 훨씬 예민한 감각을 지녔기 때문이다. 그런 감각으로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온몸으로 느끼게 된 것이다. 네 가족이 모두 기후위기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스스로 실천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비행기 안 타기다. 현대 교통수단의 총아인 비행기를 타지 않으면 몇 시간이면 갈 거리를 몇날 며칠에 걸쳐 가야 할 때도 있다. 그렇지만 비행기에서 내뿜는 이산화탄소는 열차에 비해 너무도 엄청나서 비행기를 타지 않는 것이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행동으로 꼭 필요하다고 한다.

 

이렇게 비행기 타기를 거부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것을, 또 이들은 자연스레 채식으로 가게 되고 페미니즘이나 인권운동에도 역시 공감할 수밖에 없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통해 기후위기가 얼마나 심각한지, 그리고 우리가 지금 나서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

 

특히 왜 그레타 툰베리가 기후를 위한 등교거부를 했는지를 알게 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레타 툰베리 자신이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레타의 민감성은 지구와 우주와 연결되어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이런 민감성을 지닌 사람으로 인해 우리는 기후위기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하게 된다. 단지 생각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생활방식을 바꾸는 것까기 나아가야 하는데... 내 생활을 돌아보게 하는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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