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영어 인문학 이야기 3 - '부킹'과 '목이 긴 구두'는 무슨 관계인가? 재미있는 영어 인문학 이야기 3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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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권이다. 역시 10개의 주제로 10개의 단어들을 등장시킨다. 그 단어들이 지닌 의미, 사용법, 그리고 역사, 또 문화적 의미 등등을 이야기해주고 있다. 다만 3권이 1,2권과 다른 점은 각 단어에 대한 명언이 더 많이 실려 있다는 것이다.

 

짧막한 명언들. 외워서 쓰기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그 짧막한 문구 속에 들어 있는 길고도 깊은 뜻을 받아들이는데 있다. 그러니 영어에 관해서만이 아니라 우리들 삶에 관해서 생각할 수 있는 책이다.

 

이번 권은 그런 명언들이 수두룩하니, 영어 공부하는 셈치고 읽어도 좋을 것이다. 아니면 우리가 속담을 통해서 삶의 지혜를 맛보듯이, 영어 명언들을 통해서 우리 삶에 대해서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도 좋을 것이다.

 

'satisfaction'이란 단어를 설명하는 장 제목은 '왜 '만족은 곧 죽음'이라고 하는가?'다. 만족은 곧 멈춤이고, 멈춤은 정지니, 삶이 움직임이라면 죽음은 정지다. 그러니 만족은 곧 죽음이라는 말이 성립할 수 있는데... 단지, 그것일까? 만족을 모르면 탐욕이고, 탐욕은 곧 파멸을 부르니, 탐욕 역시 죽음일 텐데...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 일에는 이렇게 상반되는 것들이 같은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하나의 일이 하나의 결과만을 낳지는 않는다. 한 사람이 한 사람이 아니듯이. 우리는 다중적인 존재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만들어 쓰는 말들도 뜻이 하나일 수가 없다.

 

살아가면서 여러가지 뜻이 덧붙여진다. 삶이 그러하듯이. 그러니 만족이나 탐욕이 같은 결과를 낼 수도 있다. 그러니 상황에 맞게 살아가는 것. 상황을 판단할 수 있는 것. 그것이 인생에서 필요하다.

 

satisfaction이란 말과 관련된 명언을 들고 있는 중에, 우리가 많이 들어본 말이 있다. 그런데, 이것이 오역이라니...

 

It is better to be a human being dissatisfied than a pig satisfied; better to be Socrates dissatisfied than a pool satisfied (만족하는 돼지보다는 불만족하는 인간이 낫고, 만족하는 바보보다는 불만족하는 소크라테스가 낫다)  영국 철학자 존 스튜어트 밀의 말이다. 서옥식은 『오역의 제국: 그 거짓과 왜곡의 세계』에서 "만족하는 돼지보다 불만족하는 소크라테스가 낫다"거나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낫다"는 명언은 엄밀한 의미에서 이 말이 오역이 된 채 잘못 전해진 말이라고 말한다. (353-354쪽)

 

비록 엄밀한 의미에서 오역이라고 하겠지만,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낫다'는 말이 더 귀에 잘 들어오니, 이것 참... 습관의 힘인지... 자꾸 들어본 말이 머리 속에서, 마음 속에서 나가지 않는 것인지.

 

이런 식으로 많은 내용들이 들어 있는데... 만족과 탐욕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삶이 어떤 삶일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더 나아가야 하는데 그냥 주저앉아 있는 사람은 이 명언에서 이야기하는 '만족하는 돼지, 만족하는 바보'에 불과할 테고, 충분히 가졌음에도 더 가지려고 하는 사람은 '탐욕스런 사람'이될 테니, 삶에서 필요한 것이 무엇보다도 자기성찰이라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자기성찰이 필요한 시대라는 생각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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