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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김인회의 검찰을 생각한다 - 무소불위의 권력 검찰의 본질을 비판하다 ㅣ 대한민국을 생각한다 3
문재인.김인회 지음 / 오월의봄 / 2011년 11월
평점 :
읽으면서 먹먹해졌다. 도대체 이 책이 몇 년에 나온 거지? 벌써 10년이 되어가지 않나? 2011년 11월에 나온 책인데, 지금은 2019년이니, 꽥 채운 8년, 그리고 정권이 두 번 바뀌고... 하지만, 검찰은 여전히 그대로고.
참여정부 때 검찰개혁을 했는데, 그 공과를 살피면서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다. 검찰이 문제가 많다는 데야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겠지만, 어떻게 개혁해야 하느냐에 대해서는 다양한 생각들이 있을 수 있다.
다양한 생각이 있는 것이 당연한 일이고, 그 다양한 생각들의 접점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한데, 지금 과연 검찰개혁을 하고 있는가 라는 질문을 하면, 긍정적인 대답이 나오기 힘들 것이다.
그만큼 검찰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발휘하고 있다. 정권이 바뀐 지금에도, 참여정부 때 이미 검찰 개혁을 경험했고 이 책의 저자가 대통령이 되어 있는 지금에도 검찰개혁은 여전히 구호로 남겨져 있다.
무엇이 문제일까? 실패가 지속적인 실패로 남아 있게 하지 않으려면 실패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 그런 분석을 바탕으로 계승해야 할 것은 계승하고, 미진했던 점은 보완하고, 해서는 안 될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실패가 성공으로 전환한다.
이 책은 그런 실패의 경험, 아니 이들은 실패라고 이야기 하지 않는다. 어느 정도 성과가 있고 그것이 지속되지 못했을 뿐이라고 한다.
'실패라고 보이는 현상의 원인의 상당 부분은 새로운 정부의 것이다. 만일 새로운 정부가 참여정부의 기조를 이어받고, 단점을 보완하면서 개혁을 더욱 추진했다면 검찰은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있을 것이다. 그러니 지금의 새로운 정부는 오히려 참여정부의 검찰개혁 성과를 무시하고 파괴하는 데 주력했다.' (410쪽)
이런 당연한 말을 하니, 실패가 성공으로 돌아설 수가 없다. 제도 개혁은 짧은 시간이 이룰 수 있지만 문화개혁은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파악한 저자들이,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 있는지...
'모든 개혁은 시간이 소요되는 문화의 개혁을 포함한다. 모든 제도의 뿌리에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변화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런 면에서 모든 개혁은 '계속 개혁'이어야 한다. 검찰을 비롯한 권력기관은 원래 정치 편향적이고 인권을 침해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 권력기관이다. 따라서 개혁을 중단하는 순간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후퇴한다.' (411쪽)
이것을 인식했다면 정권이 유지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정권이 바뀌면 이전 정권의 정책을 계승하기보다는 그것을 지우려는 모습을 더 많이 보인다. 게다가 정권이 바뀌면 개혁이 지속되지 않으리라는 것을 충분히 예견하지 않았던가. 그것이 정치 아니던가. 그런데도 이런 순진한 소리, 다음 정부에 책임이 있다는 이런 소리는, 실패를 실패로 유지하는 길밖에 안 된다.
적어도 이런 검찰개혁에 대한 백서와 비슷한 책을 내려면 철저히 자신들의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그것을 파헤쳐야 한다. 그래야 다음을 대비할 수 있다. 거의 1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또다시 검찰이 예전의 모습을 그대로 보이는 이런 작태를 막아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것, 어쩌면 반성보다는 철저한 분석과 대책 마련이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한다.
그럼에도 검찰개혁은 지속되어야 한다. 폐해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검찰이 사회의 안정을 이루어 국민들이 안심하고 행복하게 살게 하는 역할보다는 국민 위에 군림하고, 검찰에게 걸리면 죽는다는 인식을 심어주었기 때문이다.
또 검찰의 정치중립성을 이야기하지만, 우리는 검찰이 매우 정치지향적이라는 것을 안다. 또한 검찰 집단 이익을 위해서는 똘똘 뭉쳐있다는 것도 안다. 이것을 고쳐야 한다. 저자들은 검찰개혁을 이렇게 도표로 만들어 보여주고 있다.
이 중에 이루어진 것이 얼마인가 생각해 봐야 한다. 지금 또다시 검찰개혁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이 때. 과거에 한 실패를 되풀이 해서는 안 된다. 이 책에 나와 있는 그 많은 실패의 경험을 다시 반복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왜 불안한 마음이 들지? 자꾸 먹먹해지지... 정부나 여당이나 이 책에서 언급한 실패한 모습에서 한 발짝도 더 나아가지 못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지?
그나마 다행인 것은 검찰에 대한 국민들의 통제력이 살아나려 하고 있다는 것. 검찰에 대한 국민의 통제가 필요하다는, 적어도 지금처럼 무소불위의 힘을 발휘하는 검찰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 검찰을 이대로 두면 안 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었다는 것이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민주화가 되었단 얘기고, 민주와 권력의 집중은 함께 갈 수 없기 때문에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들 목소리가 나오는 이때 참여정부 때 검찰개혁을 경험했던 지금 정권의 사람들이 그때의 실패를 발판으로 삼아 검찰개혁을 이루기를 바랄 뿐이다.
이 책 90쪽에서 95쪽에 걸쳐 말하고 있는 권력기관 정상화 방법을 언급하면서 이 글을 맺고자 한다. 이것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첫째 정권의 권력기관 사유화를 막아야 한다.
둘째, 정치와 민주주의를 발전시켜야 한다.
셋째, 권력기관에 대한 민주적 통제 시스템을 마련하고 정착시켜야 한다.
넷째, 권력기관의 민주적 구성과 인권친화적인 문화조성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