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초는 억울하다 · 1
사설시조를 쓴 이가
무명씨(無名氏)라고
판소리계 소설을 쓴 이가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다고
국란(國亂)에 분연히 일어섰던 백성들이
민초(民草)라고 불린다고
그들을 경멸하거나
작품을 무시할 수 있던가
김수영이 쓴 ‘풀’이
이름이 있는가
우리에게 많은 영감을 주고
수많은 학자들 밥벌이가 되어 주는
그 ‘풀’이
이름 없다고
문학사(文學史)에서
뿌리 뽑히던가
하여,
다시
잡초는 억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