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인 이야기 13 - 최후의 노력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13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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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로마는 급격하게 쇠퇴기에 접어든다. 그렇다고 한번에 와르르 무너지지는 않는다. 제국은 하루 아침에 건설되지도 않지만, 하루 아침에 무너지지도 않는다.

 

우리나라 조선시대를 생각하면 된다. 초기 전성기를 거쳐 두 번의 전쟁을 거치면서 쇠퇴기에 접어들지만 영,정조기에 부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로마도 마찬가지다. 이제 로마의 쇠락은 피할 수 없지만 그것을 조금은 늦추려는 노력은 지속된다. 두 황제가 로마를 지속시키려는 노력을 하는데, 디오클레티아누스와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바로 그들이다.

 

두 사람은 로마를 부흥시키려는 노력을 하지만 방향은 정반대다.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는 권력 분산을 통해서 로마를 재건하려 했고, 콘스탄티누스 황제는 권력 집중을 통해서 로마를 재건하려 했다.

 

이렇게 방향이 다른 두 사람은 종교 문제에 관해서도 정반대의 길을 간다. 특히 기독교에 관해서.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는 철저하게 기독교를 탄압한다. 그에게 기독교는 로마를 위협하는 존재다. 기독교도는 같은 마을 사람보다는 같은 종교를 믿는 사람을 더 형제처럼 여기기 때문에, 로마라는 공동체에 위협이 된다고 황제는 판단했다.

 

이런 판단 아래 그는 기독교를 철저하게 탄압하는 정책을 펴는데... 그런데 한 가지 간과한 것이 있다. 종교는 탄압을 받으면 받을수록 더 굳건해 지고, 그 종교인들끼리 더 단합을 한다는 사실. 이런 탄압을 거쳐 콘스탄티누스 황제 시대에 공인이 되니... 그의 정책은 실패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럼 왜 콘스탄티누스 황제는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와 반대되는 정책을 폈을까? 그는 자신에게 권력을 집중하기 위해 기독교를 이용했는지도 모른다.

 

신의 권위에 의지에 자신의 권력을 정당화하려는 모습. 인간이 인간에게 권력을 주면 언제든지 인간이 그 권력을 회수할 수 있지만, 신에게서 받은 권력은 인간이 회수할 수가 없다.

 

콘스탄티누스가 원한 것은 바로 이것이었을 것이다. 신에게 받은 권위. 자신은 정당한 권력을 행사한다는, 권력 투쟁을 통해 얻은 권력이 인간이 준 권력이 아니라 신이 준 권력이라는 것. 그래서 시오노 나나미는 콘스탄티누스 황제부터 중세가 시작된 것으로 서술한다.

 

이제 고대 로마는 없어졌다. 중세로 접어드는 것이고, 기독교가 국가 종교로 인정되지는 않았지만 콘스탄티누스 황제 때부터 신정분리에서 신정일치로 나아가게 된다고 할 수 있다.

 

새로운 시대가 열리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이들 두 황제의 노력에 최후의 노력이라는 이름을 붙이게 된 것이다.

 

왜 최후의 노력일까? 그들이 아무리 노력을 했어도 로마 사회는 이미 빈부격차가 커졌고, 외적의 침입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서서히 멸망해가는 길만 남아 있는 셈이다. 그만큼 일반 서민들의 삶은 더욱 퍽퍽해지고...

 

아마도 권력자들은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로부터 권력을 스스로 놓아버렸을 때 어떤 결과가 일어날지를 배웠는지도 모른다. 특히 독재자들은. 그래서 그들은 후계자 양성보다는 자신이 끝까지 권력을 쥐려고 하는지도.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는 20년만에 스스로 물러났다. 물러나서 정치에 관여를 하지 않으려 했다. 자신이 고안한 4황제 체제로 로마가 안정될 거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4황제시대는 얼마나 가지 않는다. 6황제가 되고, 그들끼리 치열한 권력 싸움을 벌인다.

 

이 와중에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의 권위는 점점 떨어지고, 권력 없는 전임 황제는 자신의 가족들조차도 지키지 못한다. 이런 결과를 역사를 통해서 알게 되는 독재자들은 스스로 권력의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으려 할 것이다. 권력을 놓은 권력자들의 말로를 너무도 잘 보여주고 있으므로.

 

소수에게 권력이 독점되어 있는 사회의 문제가 바로 이것일테니... 역사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워야 할지, 권력 문제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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