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에서 내려 길을 가다 다시 만난 빅이슈 판매원, 빅판.

 

  빅판이 펼쳐놓은 빅이슈를 주욱 살펴보는데, 분명 같은 200호인데 표지 사진이 다른 빅이슈가 있다.

 

  뭐지? 왜 200호인데, 표지 사진이 같지 않지? 혹 내용도 다른가? 빅판에게 물어보니, 같은 내용인데, 표지만 다르단다. 즉, 표지가 두 개의 버전으로 나온 것. 두 개를 다 사지는 못 하고, 그 중에 하나, 바로 옆에 있는 사진이 표지로 나온 것을 구매하다.

 

  이렇게 표지 사진이 두 개인 이유를 빅이슈를 읽으면서 알게 됐다. 이번이 빅이슈 200호 특집이고, 갓세븐 멤버인 마크가 표지 인물이고, 갓세븐의 팬클럽 이름이 '아가새'이며, 표지를 다르게 한 것은 빅이슈를 더 잘 알리려는 목적이었다고.

 

유명인이 표지 모델이 된 것은 빅이슈 판매 전략과 관련이 있고, 이런 인물들을 내세움으로써 좀더 빅이슈가 판매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려고 했다는 것.

 

그렇다고 늘 유명인이 표지 모델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림이 표지가 될 때도 있으니, 빅이슈란 잡지가 그냥 어려운 사람을 돕기 위해 돈을 내야 하는 잡지가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존재들을 만날 수 있는 잡지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데도 도움이 되는 전략이라는 생각이 든다.

 

200호까지 오는데 고생들 했다는 생각이 든다. 빅판들도 고생하지만, 한 달에 두 번 잡지를 만들어내야 하는, 그것도 잡지 내용이 알차야 하는 일을 하는 빅이슈 편집인들도 고생깨나 했겠다는 생각을 하고, 편집인뿐만이 아니라 빅이슈와 관련된 많은 사람들이 수고했다는 생각도.

 

200호 특집으로 빅이슈를 내는데 도움을 준 사람들 소개가 있어서 이번 호가 좋았다. 그리고 유명인들이 빅이슈 표지 모델이 되어주는데 대부분 흔쾌히 승낙한다는 점도 내 기분을 좀더 좋게 해주었고...

 

빅판을 거쳐 취직이 된 사람 이야기가 이번 호에 실려 있어 읽으면서 마음이 즐거워졌다는 덤까지 얻게 되었으니...

 

41쪽에 있는 "당신이 읽는 순간,(누군가의) 세상이 바뀝니다."는 말이 마음에 콕 박혔다. 내가 이 잡지를 읽는 순간, 세상 어디에서 무언가가 바뀌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아질 수밖에 없었고.

 

유럽인권재판소에 대한 소개도 좋았다. 국가에게 피해를 입어 국내에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을 때, 우리나라는 더이상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는데... 유럽인들은 유럽인권재판소에 제소할 수가 있다고 하니...

 

물론 국내에서 할 만한 절차는 다 밟아야 하지만, 그 다음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이들은 하나 더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이 부러웠다고나 할까.

 

선진국에 진입하려고 하는 우리나라도 이런 제도를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물론 이것이 우리나라만의 노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아시아인권재판소를 설립하려면 여러 나라가 함께 해야 하지만, 적어도 우리나라가 앞서서 이런 노력을 해도 좋지 않은가.

 

인권변호사 출신 대통령을 둔 우리나라니 말이다.

 

이렇게 새로운 사실을 하나 더 알게 해준 빅이슈... 읽는 활동을 통해 패자부활전에 나선 사람들을 응원할 수 있는 빅이슈. 

 

승자독식사회, 패자부활전이 없는 나라라는 말을 듣는 우리나라에서 '빅이슈'는 패자부활전을 만들어 그들이 부활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잡지라는 생각을 한다.

 

이러니 너무도 소중한 잡지라고 할 수밖에 없고...

 

다시, 이 말을 쓴다.

 

당신이 읽는 순간, (누군가의) 세상이 바뀝니다. 

당신이 읽는 순간, 당신의 세상도 바뀝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