놋그릇을 닦으며


풍물시장 놋그릇

무관심에 멍이 들어

푸르고 검은 딱지들로

제 몸을 덕지덕지 감싸고 있었다

수세미로 

박박 쓱쓱

닦고 닦으니

황금빛이 난다

관심 갖고 사랑 주면

이렇게 빛날 수 있는 것이

한 번 쓰고 또다시 방치하면

푸른 멍이

놋그릇 곳곳에 생기고

또 닦으면 황금빛으로

반짝이고

한번만으로

황금빛이 유지되지 않고

계속 닦아야만

관심을 주어야만

황금빛을 띤다고

조금 힘들다고

귀찮다고 내버려두면

금세 빛이 바래는

놋그릇


우리네 삶이 바로

이 놋그릇과 같지 않을까

힘들게 놋그릇을 닦는데

문득 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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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28 09: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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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28 13:2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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