놋그릇을 닦으며
풍물시장 놋그릇
무관심에 멍이 들어
푸르고 검은 딱지들로
제 몸을 덕지덕지 감싸고 있었다
수세미로
박박 쓱쓱
닦고 닦으니
황금빛이 난다
관심 갖고 사랑 주면
이렇게 빛날 수 있는 것이
한 번 쓰고 또다시 방치하면
푸른 멍이
놋그릇 곳곳에 생기고
또 닦으면 황금빛으로
반짝이고
한번만으로
황금빛이 유지되지 않고
계속 닦아야만
관심을 주어야만
황금빛을 띤다고
조금 힘들다고
귀찮다고 내버려두면
금세 빛이 바래는
놋그릇
우리네 삶이 바로
이 놋그릇과 같지 않을까
힘들게 놋그릇을 닦는데
문득 든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