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패배자 - 한 권으로 읽는 인간 패배의 역사
볼프 슈나이더 지음, 박종대 옮김 / 을유문화사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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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아무도 2등을 기억하지 않는다는, 1등만 기억하는 세상이라는 말이 유행했던 적이 있다. 1등을 제외한 나머지는 전부 패배자가 되는 사회, 행복한 사회인가? 그런 역사가 있는가? 아니다.

 

비록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고 하지만, 승자가 있기 위해서는 패자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패자로 인하여 세상은 한층 발전하기도 한다. 우리가 기억하든 기억하지 않든 패자들은 세상에서 반드시 필요한 사람들이고, 우리 인류를 발전시켜 온 사람들이다.

 

그런 패자들을 역사에서 깨끗이 지워버리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역사에 기록으로 남기는 일, 의미 있는 일이다. 그런 패자의 기록들을 통해 역사는 좋은 쪽으로 한걸음 내디딜 테니 말이다.

 

승자가 지닌 특성은 집요함일 것이다. 그들은 집요함으로 승리를 이끌어낸다.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한다. 이에 반해 패자는 인간적인 품성에서 승자보다 뛰어난 경우도 있다.

 

그런 인간적인 품성때문에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패자들에 대한 기록, 그것이 바로 이 책이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다루고 있는데, 이미 역사적으로 기록되어 있는 사람도 있다. 이 중에 처음 듣는 사람도 있는데... 이들로 인해서 이익을 본 사람이 있다는 것, 그들에 의해서 어쩌면 이들이 의도적으로 가려졌을 거라는 생각을 한다.

 

이렇게 역사에서 사라진 사람들을 다시 살려내는 것, 그것은 상당히 의미가 있는 일이다. 그런 사람들 중에서 노벨상을 놓친 사람, 리제 마이트너 같은 경우,물리학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이루었지만 노벨상을 오토 한에게 빼앗겼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이다. 나같이 과학분야에 문외한인 사람에게는 처음 듣는 이름이기도 하고.

 

그런 사람과 더불어 하인리히 만 같은 경우는 동생 토마스 만에 가려진 경우이고, 요한 슈트라우스는 이름이 같은 아들에게 이름이 가려진 사람. 그래도 이들은 가족에게 뒤쳐졌다고 할 수 있으니 덜 억울하다고 하겠지만, 자신의 성정체성 때문에 추락한 오스카 와일드나 앨런 튜링 같은 경우는 문제가 있다.

 

성정체성이 범죄가 되던 시대. 능력을 발휘할 수 없게 만들어버린 그런 시대에 살았던 사람. 그럼에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했던 사람, 이들이 바로 위대한 패배자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사람들에 대한 책.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과연 이들을 패배자라고 할 수 있을까 하는 사람도 있다. 윈스턴 처질과 등소평. 어떻게 이들이 패배자인가. 물론 잠시 패배해서 물러날 때가 있긴 했지만, 이들은 결국 승리를 하지 않았나.

 

역사에서도 당당하게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이런 사람들 말고 역사에서 지금 다루고 있지 않은 사람들을 소개시켜 주었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

 

많은 사람들, 역사에서 최선을 다해서 자기 몫을 하려고 했던 사람들, 그들이 비록 당대에는 패배했을지라도 역사의 흐름에서는 살아남아야 할 사람들, 그런 사람들을 발굴하는 것이 바로 우리 몫이라는 생각을 하게 해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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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04 09:0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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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04 09: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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