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균형 우리문고 10
우오즈미 나오코 지음, 이경옥 옮김 / 우리교육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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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균형이 어느 순간 기우뚱 기울어진다면? 견디기 힘들어진다. 삶을 지탱하는 요소들이 많지만, 청소년기 때는 친구들이다.

 

친구들이 삶의 균형을 잡아준다. 오죽하면 청소년기 때는 고민을 털어놓을 대상이 가족보다는 친구라고 하겠는가. 그만큼 친구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렇게 중요한 친구 관계가 어그러지면 그때부터는 지옥이 시작된다. 꿈을 키우는 학교는 죽음을 생각하는 학교가 되고, 끼를 발산하는 학교는 자신을 드러내면 안 되는 학교로 바뀌게 된다. 처절하게 삶이 불균형 상태에 빠지게 된다.

 

딱히 어떤 이유를 발견하는 것도 아니다. 이유가 명확하지도 않다. 그냥 어느 순간 친구들 사이에서 따돌림을 당하게 된다. 그냥 무시당하는 정도를 넘어서 괴롭힘을 당하게 된다. 없는 존재가 아니라, 괴롭힘을 받아서 다른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이것에서 빠져나오는 방법. 참 찾기 힘들다. 많은 청소년들은 그래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이 소설에서 '마스무라 미즈에'가 택한 길이다. 미즈에는 투신을 한다. 그러나 죽지 않는다. 투신을 하면서 미즈에는 후회를 했다고 한다. 그 순간, 자신의 삶을 그렇게 내몬 자신에 대해. 그래서 미즈에는 다른 삶을 살기도 한다. 당당하게.

 

이런 미즈에를 보면서 주인공은 '나'도 용기를 낸다.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한다. 그렇게 자기 삶에서 균형을 찾아가려고 한다.

 

여기에 한 사람이 등장한다. '사라'라고 하는 어른. 이 어른으로 인해 나는 마음을 조금씩 열어간다. 비록 사라가 어떤 고민에 빠져 있는지는 알지 못하지만, 사라를 만나면서 즐거움과 편안함을 느끼고 서서히 자신의 삶에서 균형을 찾아간다.

 

그러나, 사라 역시 삶에서 균형을 잃고 있기는 마찬가지. 어른이라고 완벽하게 삶의 균형을 유지하겠는가. 자신 역시 제 삶의 균형을 찾으려 몸부림치고 있지 않은가. 그것을 겉으로 잘 드러내지 않을 뿐이지.

 

이런 불균형은 일탈 행동으로 나타난다. 우리가 만나게 되는 일탈행위들을 그냥 도덕적인 잣대로만 파악해서는 안 된다. 그 행동 뒤에 숨어 있는 마음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소설에서는 그 점을 보여준다. 사라나 나나 결국 자신의 마음을 스스로 읽어내야 한다. 자신들이 일탈행위를 하는데, 그 일탈행위가 아무 것도 해결해주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삶의 균형은 자신이 찾아야 한다. 그렇게 찾기까지 지켜봐 줄 사람이 있어야 한다. 소설에서는 초록아줌마라는 신비한 존재가 나오는데, 그런 존재를 생각하는 것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꼭 초록아줌마가 아니더라도 나를 온전히 받아주는 사람이 있다면 불균형에 처해 있던 삶이 균형을 찾아가기 시작한다. 균형을 찾아가야 하는 존재가 바로 자신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것이 바로 온전히 나를 받아들여주는 존재가 나에게 주는 선물이다.

 

경쾌한 문체로, 짧은 문장들로 쓰여 있어 읽기에 편하다. 무거운 주제를 가벼운 문체로 이끌어간다고나 할까. 덕분에 청소년들이 읽기 편하다. 읽으면서 자신의 삶에서 균형을 잡는 방법을 찾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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