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말이 있다. 꽃보다 아름답게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적어도 꽃이 왜 아름다운지, 꽃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알아야 하지 않을까.
제자리에 있어도 최선을 다해서 꽃을 피우는 식물들, 식물들에게 꽃은 바로 생명의 연장이 아닐까.
죽음을 넘어 새로운 생명을 향한 몸부림, 온몸으로 나아가는 행동, 그것이 바로 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는데...
최두석이 낸 시집을 보면 특이하게도 거의 '꽃'이 들어간다. 가히 꽃의 시인이라고 할 수 있다.
꽃의 아름다움만을 찬미하는 시가 아니라, 꽃을 보면서 사람을 생각하는,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하는 시들이다.
그래서 최두석 시를 읽다보면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우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누구나 꽃처럼 살고 싶은 마음을 지니고 있지 않은가.
또 내가 만나는 사람들을 모두 꽃으로 대한다면 그들 역시 나를 꽃으로 대하지 않겠는가. 그렇게 살아간다면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말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하는 시집이다.
시 한편 한편 버릴 시가 없다. 모두 마음으로 파고들어 온다. 그 중에 이 한 시... '술배소리' 우리 생명을 이어주는 음식이 제 생명을 죽여 우릴 살리고 있음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너무도 먹을거리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다시 한번 먹을거리의 소중함을 생각하게 하는 그런 시.
술배소리
멸치야 갈치야 날 살려라
너는 죽고 나는 살자
에야 술배야
가거도 어부들의 고기 잡는 소리를
밥상머리에서 환청으로 듣곤 한다
벼야 조야 배추야 시금치야
콩아 닭아 김아 마늘아 날 살려라
너는 죽고 나는 살자
놓인 밥과 반찬에 따라 가사를 바꿔 부르며
숟가락 젓가락을 들곤 한다
그토록 쓸데없는 생각이 많아
소화가 되겠느냐 핀잔하는 이 있겠지만
나는 오히려 그이에게 권하고 싶다
술배소리 음미하며 한 끼 먹어보라고
그래야 음식마다 맛이 새롭고
먹고사는 일이 더욱 생생하게 소중해지므로.
최두석, 숨살이꽃, 문학과지성사. 2018년. 1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