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다. 7월인데, 초복이 겨우 지났을 뿐인데, 낮 온도가 30도를 넘어서는 것은 기본이고, 34도 35도까지, 아니 그 이상까지 올라가는 지역이 많아지고 있다.

 

  살기 힘든 사람들에게 견디기 힘든 계절이 여름이 되고 있다. 무더위. 지쳐 나가 떨어진다.

 

  더위뿐이랴. 가진 것을 놓지 않으려는 자들에 의해 없는 사람들은 계속 떨어져 나가고 있다.

 

  대한항공에 이어서 아시아나가 한 짓을 보라. 또 최저임금을 올렸다고 못 살겠다고 아우성 치는 더 가진 자들을 보라. 도대체 이들은 얼마를 가져야 만족하나.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던데... 비정규직이 어떻게 되든 정규직들이 잘 되면 된다는 생각을 지니고 있는 노동자들도 많고, 국민들이 낸 세금을 제대로 밝히지 않고 특활비라는 명목으로 쓴 국회의원들...

 

기껏 나라를 지키라고 세금으로 먹여살려줬더니, 나라를 결단낸 사람을 쫓아내려는 시민들을 총칼로 위협하려던 정치군인들... 더위보다 더 무서운 인간들이다. 집단들이다.

 

이들을 물러나게 하면 이 더위에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듯이 기분이 상쾌해지겠는데... 기득권이란 그리 쉽게 놓을 수 있는 것이 아닌지, 그리 쉽게 쫓아낼 수 있는 것이 아닌지, 더위에 이들이 더해 사람을 견디지 못하게 하고 있다.

 

더위를 느끼면서 '삶이보이는창 115호'를 읽었다. 읽으면서 왜 더 더워지지... 세상을 밝게 해주는 글들이 많았으면 좋겠는데... 아직은 아닌가 보다. 세상이 더 무겁고 찐득하고 칙칙하다는 생각을 하게 하고 있으니.

 

더위 탈출은커녕 더위에 더위를 더하는, 무슨 이열치열도 아니고, '삶창'에서 만나는 현실이 암울해졌다. 하지만 삶창에서 다루고 있는 일들이 해결이 된다면 무더위가 가시는 상쾌한 상태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한다.

 

문재인 정부는 촛불정권이라는 말을 듣는데, 아직도 갈 길이 멀고, 할 일도 많고, 또 하겠지만, 그럼에도 해결해야 할 일들이 너무도 많음에...

 

이번 호 처음은 제주 제2공항 문제로 시작한다. 공항 하나 만드는 것이 뭐가 문제냐고? 관광객들을 더 많이 끌어오게 되니까 제주도에 좋은 것 아니냐고...

 

제주도가 그렇게 넓은 땅이었던가. 한 해에 지금도 거의 2천만 명에 육박하는 사람들이 제주도를 방문한다고 하는데, 그래서 제주도 쓰레기 매립지가 1-2년 내로 포화 상태가 된다고 하는데 (27쪽), 또다시 2천만 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공항을 짓는다고?

 

한 해에 4천만 명이나 되는 관광객을 제주도로 끌어들이겠다고? 그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공항이 문제가 아니라 호텔과 같은 숙박시설을 지어야 하고, 그들이 먹어야 할 음식점을 지어야 하고, 또 그들이 여행할 차들(제주도는 버스로, 또 올레길을 걸어도 좋지만, 대다수 관광객들은 차를 빌려 운전을 하고 다닌다)을 어떻게 한다고?

 

천혜의 자연을 자랑하는 제주도가 그런 자연경관을 해치면서 관광객을 유치하겠다고... 본말이 전도된 생각 아닌가.

 

그런데도 제2공항을 건설하겠다고 한다. 누구에게 이익인가? 제주도에 살고 있는 도민들에게... 아니다. 개발로 이익을 보는 사람들은 따로 있다. 4대강으로 환경이 파괴되고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고 있지만 엄청난 이익으로 웃음이 넘쳐나는 사람들도 있으니... 그들이 누구인지 환경운동연합에서 4대강인물열전을 내보내고 있으니, 한번 보는 것도 좋을 듯.

 

이렇게 이번 호에서 제주2공항이 얼마나 반환경적이고, 반생태적이고, 반도민적인지를 보여주고 있는데, 제주도지사나 정부는 별다른 생각이 없나 보다. 이들에게는 눈 앞에 보이는 이익이 더 중요한가 보다.

 

자손 대대로 살아갈 제주도가 보이는 것이 아니라. 개발이냐 보존이냐라는 해묵은 논쟁을 할 필요는 없다. 이미 결론이 났지 않은가. 성장, 개발로 가다가는 공멸한다는 것, 잘 알고 있는 사실 아닌가. 이번 호에서 관광지로 유명한 보라카이가 휴식기에 들어갔음을, 그것도 관광몸살로 그렇게 되었음을 알려주고 있으니 제주도에 좋은 참고자료, 반면교사가 있는 것 아닌가.

 

이 무더위, 무엇때문인가. 개발 때문 아닌가? 개발로 인해 땅이 숨을 못 쉬고, 열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콘크리트-아스팔트가 열을 도로 뱉어내며, 내가 시원하자고 트는 에어컨이 실외기를 통해 열을 바깥으로 내뿜어대고, 도로를 가득 메운 차들이 내뿜는 열기는 또 어떤가?

 

공장을 말할 것도 없이 우리 주변에 있는 개발로 인해 우리는 이 엄청난 무더위를 겪고 있지 않은가. 이 무더위를 후손들에게 영락없이 물려줘야 할 판인데...

 

제주도에 공항이 하나 더 생기면 제주도에 가고 싶어질까? 무얼 보러?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을 보러 제주도까지?

 

이런 주장을 하면서, 이번 호에서 제주 2공항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우리에게 먼 얘기같지만 이것은 제주도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래서 삶창이 제일 앞에서 이 일을 다루고 있는 것이다. 관심을 가져야 한다.

 

다양한 쟁점들을 소개하고, 시도 소설도 있어서 읽을거리가 많아졌다. 찾아서 읽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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