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어머니의 연대기
이노우에 야스시 지음, 이선윤 옮김 / 학고재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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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든 아들이 치매에 걸려 조금씩 죽음을 향해가는 노모에 대해 기록한 소설이다. 아주 힘겨웠을 시기였지만 약간은 관조적으로 감정을 누그러트리면서 어머니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자식들의 모습이 잔잔하게 그려져 있다. 힘들이지 않은 글쓰기 속에 만만치 않은 내공이 느껴지는 글이다. 관념과 현학으로 범벅이 된 요즘 한국작가들이 이런 글쓰기를 배웠으면 좋겠다. 하지만, 글쓰기의 힘은 느껴지지만 얘기는 조금 쳐진다. 그리고 단아함 뒤로 어렵풋이 제국주의의 그림자가 비치고, 계급적 우월감도 살며시 드리워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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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차
미야베 미유키 지음, 박영난 옮김 / 시아출판사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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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은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퍼즐을 맞처나가는 지적 재미를 주는 장르이다. '화차'는 이런 추리소설의 법칙을 충실히 따르지만 독특한 매력을 풍긴다. 사건을 추적하면서 개인에게만 촛점을 맞추지 않고 사회로 시선을 확대한다. 그러면서도 개인들의 심리도 아주 섬세하게 따라간다. 또한 억지스러운 사건 건개와 해결과정이 아니라 매우 사실적으로 얘기를 풀어간다. 사건과 상황과 심리와 관계들이 모두 살아 있다. 그리고 지금의 우리 사회를 들여다보게 한다. 참으로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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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 F - 제124회 나오키상 수상작
시게마츠 기요시 지음, 김난주 옮김 / 양철북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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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도 아니고 청년도 아닌 중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은 자식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가야할지 고민스럽다. 일상 속에서 나타나는 그런 고민들을 일곱 편의 단편소설로 다양하게 풀어가고 있다. 자녀를 이해해야한다거나 부모가 변해야 한다는 식의 계도적인 방식도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따듯한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는 메시지가 묵직하게 다가온다. 다만, 중간중간 약간 작위적인 사건들의 배치가 단백한 맛을 떨어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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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쓰모토 세이초 걸작 단편 컬렉션 - 상 마쓰모토 세이초 걸작 단편 컬렉션 1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미야베 미유키 엮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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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적 추리소설의 방식을 모방하면서 일본의 옷을 입혀놓은 소설들이다. 그런데 아류가 아니라 완전히 해로운 모습이 되어 버렸다. 증거물 짜맞추기식의 억지스러움은 없고, 인간의 욕망과 불안이라는 심리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천재나 영웅이 없이 평범한 사람들이 시대적 상황 속에서 펼치는 사건들이 긴장감 있게 이어진다. 남상중심적인 시각이 거슬리기는 하지만, 시대적 한계를 감안한다면 뛰어난 추리소설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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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승의 길 - 상 세이초 월드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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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일본 사회를 배경으로 한 여인의 엽기적인 삶을 추리소설의 형식으로 추적하고 있다. 범인을 찾는 것이 아니라 범인을 드러내면서 사건의 흐름을 긴장감 있게 그려내고 있다. 개인의 심리변화 과정을 잘 보여주면서도 전후 일본 사회의 어두운 그림자를 제대로 드러내고 있다. 전체 800쪽에 이르는 만만치 않은 분량이지만 쉽게 빠져들어서 끝까지 긴장감을 잃지 않고 읽게 만든다. 인물들이 속물적인 모습을 보여주다가 갑자기 뛰어난 직관력을 보여주기도 하는 등 들쑥날쑥 하는 캐릭터와 통속적인 상황 설정이 묵직한 주제의식을 가려버리기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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